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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꿍 Dec 13. 2021

[소피#1]숫자에 불과하다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채워보자


"Just as you are satisfied with your normal weight, so you should be with the time you've been given."

                                                                                                           - Marcus Aurelius, Meditation, 6.49



연말이 다가오는 요즘, 생각이 많아지는 명언이다. 내년이 되면, 나도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게 된다. 어찌 보면 또 다른 새해가 시작되는 것뿐인데, 마지막 20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해야 할 것만 같고, 평범하게 보내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한, 주위에 30살이 곧 되는 언니들이 많아서 그런지 나의 20대는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어느새 anti-aging화장품 라인을 유심히 보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도 나이가 든 건가.. 하는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시대에 벌써 나이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몸무게와 같이 나이도 결국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며,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하면 두배로 늘릴지 고민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결국 마지막 20대 혹은 30대 진입에 큰 의미를 두지 말고, 하루 24시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삶을 가꿔나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이전과는 다른 생활패턴을 겪으면서 마음의 병도 함께 생기는 기분이다. 이전에는 퇴근하면 운동하러 가고,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며 하루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도 풀고, 돈을 모아 자주 해외여행도 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게 되면서 해외여행은 물론, 운동시설조차 맘 편히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 되면서, 아무리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해도 스트레스가 가득 찼는지,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만 계속 들고, 퇴근해서도 침대에 누워서 의미 없게 시간을 보내다가 잠에 든다. 하루를 살아간다는 느낌보단 버틴다는 느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나의 태도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나의 삶 전체적으로는 완벽하고, 행복한 모습을 원하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하루하루는 너무나도 지치고, 피곤해서 대충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와 현재의 불일치로 우울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한 번 주어진 나의 삶을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나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고쳐보기로 결심했다.


퇴근 후 유튜브 영상들을 보며 의미 없게 누워있던 시간은 유튜브 명상, 요가 영상으로 바꾸어 집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굳어있던 몸을 부드럽게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것을 지양하고, 계절에 맞는 채소를 사다가 직접 요리를 해 먹기로 생각했다. 매 식사를 나를 위한 인증,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할법한 맞벌이 신혼부부를 위해 인스타에 간단한 레시피와 사진으로 공유하기로 결심했다.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나의 행동에 사소하지만 변화를 주니,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우후죽순 떠오르며 다시금 가슴속에 불이 붙은 기분이 들었다. 내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조금씩 가치 있는 것들로 채워 나가다 보면 되돌아봤을 때, 나의 인생도 풍요로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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