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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꿍 Dec 14. 2021

[소피#2]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삶은 유한하고, 통제 가능한 삶을 살자.


Soon you will die, and still you aren't sincere, undisturbed, or free from suspicion that external things can harm you, nor are you gracious to all, knowing that wisdom and acting justly are one and the same.

                                                                                                     - Marcus Aurelius, Meditations, 4.37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실제로 큰 병에 걸려 아플 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직면하고 나서야 유한한 삶에 대해서 깨닫게 된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사람도 동일하게 겪는 과정인 것 같다. 평소에 건강할 때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평생 유지될 것만 같고, 귀중함에 대해 간과하게 된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아프게 된다면, '건강하기만 해도 좋겠다'라는 소원을 빌게 된다.


나의 경우, 스트레스를 조금만 받아도 과민성 위장염이 올 정도로 위장이 약한 편이다. 한 번은 회사에서 급하게 보고서를 내야 했던 적이 있다. 이를 퇴근 전까지 겨우 마무리하고, 힘겹게 집에 왔는데, 결국 다음날 새벽 위경련이 와서 아침에 배를 부여잡고 응급실에 갔었다. 이때,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새우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데, '돈, 명예 모두 필요 없고, 건강하게만 해주세요.'라고 속으로 소원을 빌었던 기억이 있다. 아픈 후, 그래도 한 달 정도는 술은 입에도 안 대고,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건강관리를 열심히 했었다.


하지만 인간은 역시나 망각의 동물인지, 한 달 정도 지나니, 다시 기름진 음식과 맥주가 당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 번 크게 아픈 후로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운동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나의 경우, 회복 가능한 질병을 겪음으로써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지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회사에서 간수치가 나쁘게 나온 경우에도 꾸준히 음주를 하시는 분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국 유한한 삶을 살고, 예기치 못한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삶이 끝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순간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통제 가능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나 또한, 취준 시절, 금융계에 입사하여 금융전문가가 되겠다고 열정을 불태웠었지만 막상 업무를 해보니 적성에 맞는지 큰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단순 업무를 주로 하는 기분이 들며, 어느 결정 하나 나 스스로 내릴 수 없다고 느껴진다.


그래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낀 덕분일까,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고민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엔, 대학을 가기 위해서 노력했고, 대학시절엔 취업을 하기 위해서만 노력했다.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자꾸 뒤로만 미뤘던 것 같다. 삶은 유한하고, 언제 끝이 날지 모르기에, 더 이상 고민을 미루지 말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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