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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꿍 Dec 15. 2021

[소피#3]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주인의식이 필요한 하루!


This is the mark of perfection of character-to spend each day as if it were your last, without frenzy, laziness, or any pretending.

                                                                                                       - Marcus Aurelius, Meditation, 7.69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행동하라.'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들었던 명언이다. 하지만 이 명언을 들을 때마다 항상 의문이 들었었다. 정말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생각한다면, 일을 하지 않고, 가족들과 행복한 24시간을 보내겠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나에게 내일은 올 테고, 직장에 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아마 위 명언은 방탕하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는 의미보다는, 언제라도 끝이 다가올 수 있으니 게으름을 지양하고, 원하는 바를 추구하라는 뜻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동안 나의 행동에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나의 일반적인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았다. 아침에 알람 소리에 정신없이 일어나, 찌푸린 얼굴로 출근 준비를 겨우 하고, 정신없이 뛰어서 지하철에 올라탄다. 지하철에서는 의미 없는 유머글이나 가끔 뉴스를 보며 시간을 때운다. 여의도역에 도착하는 문이 열리면 나는 마치 한 마리의 경주마가 된 것처럼 뛰어나가 계단을 오르고, 회사에 늦지 않기 위해 빠른 걸음을 재촉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컴퓨터를 켜고, 또다시 새로울 것이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음에 앉자마자 퇴근을 꿈꾼다. 오후 6시, 원하던 칼퇴를 하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있고, 집에 와서 남편과 넷플릭스를 보다가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잠이 든다.


하지만 최근 철학책을 새롭게 접하면서 생각을 고쳐보기로 결심했다. 어쩌면 어제와 같은 하루라고 생각하며 24시간을 '흘려보낼' 수도 있지만, 마음가짐을 바꾸면 24시간을 '살아갈' 수 있다고 깨달았다. 아침에는 20분 정도 기상시간을 당겼다. 수면시간이 줄어서 오히려 피곤할 것 같지만, 오전에 일어나서 명상과 요가를 하며 몸을 서서히 깨우니 오히려 몸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니 아침을 요리할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남편과 짧지만 함께 아침식사를 하며 여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출근시간에도 여유가 생겨, 뛰어서 지하철역에 가지 않고,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지하철역에서는 관리하고 있는 인스타 계정이나, 브런치 글을 보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요리와, 좋은 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 미소를 띠고 여유롭게 걸어가며, 회사를 가는 길에 하늘도 구경하고, 매일매일의 날씨도 느끼며 살아간다. 이렇게 지낸 지 일주일 정도 되자 회사에서도 더 생기 돌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신경 쓸게 많은데도, 몸과 마음은 훨씬 건강하고 행복한 느낌이 가득 차 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은 아마 주인의식을 가지고 생활을 하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시간에 떠밀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시간을 조율하고, 원하는 대로 시간을 활용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인 것 같다. 스스로도 아직 많이 부족하고, 계속 배워나가는 과정이지만, 이 모습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가지게 되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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