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평이 아주 좋은 마사지샵이 있다. 실제로 다녀온 친구 역시 좋았다는 후기를 전해온 터. 집 주변에 평점도 좋고 가격도 괜찮은 곳들이 몇 군데 있는데, 최근 마사지를 좀 받아볼까 하던 차에 그중 한 곳을 골라서 가려고 다짐하고는 온라인 리뷰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개인 블로그나 카카오/네이버같은 대형 플랫폼의 지도,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등 특정 사업장의 리뷰를 남길 수 있는 창구가 아주 많다. 아마도 또 카테고리별로 모아둔 플랫폼이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독일은 거의 모든 것들이 미국 기업 손아귀다. 검색 엔진과 지도는 구글, 온라인 통화는 스카이프나 팀즈, 이메일은 지메일과 아웃룩 등등. 각종 후기나 리뷰의 경우는 한국만큼 활발하지 않은 후기 쓰기 문화(?)가 아쉬울 때가 더 많지만, 또 동시에 한 곳에서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편리한 점도 있다.
마음을 거의 굳힌 한 곳의 리뷰를 읽는데, 이거 은근 읽는 재미가 있다.
Meister XX weiß ganz genau wie er mit seiner Kunst helfen kann.
마스터 XX(직원 이름)는 자신의 기술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Sehr gut ausgebildete und fähige Hände.
아주 잘 훈련되었으며 유능한 손!
XXX bedeutet für mich ein Kurzurlaub.
XXX(가게 이름)는 저에게 곧 짧은 휴가를 의미합니다.
Das Angebot lässt kein Wünsche offen.Echt ein kleiner Urlaub.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정말이지 작은 휴가입니다.
내가 이곳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마사지를 받았다고 가정하고 후기를 쓴다면 어떻게 썼을까?를 상상하며 비교해보니 아무래도 독일어 후기들이 비유적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궁금증은 바로 해결해야 제맛이지. 한국 지도를 켜고 아무 마사지 샵들이나 검색하고는 후기를 보았다. 본인의 공간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에 쓴 것이 아닌 이상 한줄평이 없이 별점만 주는 후기가 가장 많았고, 내용이 있는 후기들은 대부분 내가 쓸법한, 그러니까 굉장히 사실 기반적인 후기였다. 어떤 부분이 이러저러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딱 이런 스타일.
독일 문학을 본격 읽어본 적이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그냥 표현하는 방식의 다름인지도 모르겠다. 독일어는 명사형을 더 많이 쓰고, 한국어는 서술형을 더 많이 쓴다는 차이점이 괜히 내 눈에 시적으로 들어오는 건지도. 그래도 이런 비유적인 독일어를 일상에서 마주할 때면, 딱딱하고 철학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이 조금 억울하지는 않나?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