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가로질러 걷다

by mig

뮌헨 남부는 독일에서 최상위 5위에 항상 드는 부촌들이 있는 곳이다. 지역불평등이 이런 것인가 할 정도로, 매년 독일 내 부촌 10개를 꼽으면 절반은 바이에른에, 그것도 이 뮌헨 남쪽에 있는 동네들이 차지한다. 산과 물이 있는, 알프스와 호수가 있는 푸른 자연이 가득한 동네에는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걸까.


뮌헨살이가 좋은점 중 하나가 바로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독일 알프스와 호숫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 도시라고 하기엔 서울에 비해 작은 뮌헨이긴 하지만 나름 도시탈출을 하기에 이렇게 아름답고 광대한 자연이 가깝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여름날에는 퇴근하고 난 뒤 저녁에 호수로 향해도 해가 질 때까지 호숫가의 노을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눈 쌓인 겨울왕국에서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할 수 있다.


그냥 걷고 싶을 때도 이쪽 동네로 내려와 기왕이면 호숫가 옆을 걷거나 알프스 풍경을 보며 산책을 한다. 호수 옆 누가 살 지 궁금한 대저택들을 슬쩍 구경하는 것도 묘미다. 아무리 대저택 소유의 호숫가라 할지라도 그 앞을 지나가는 거리는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멋지고 큰 집에 살 수는 없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풍경을 누릴 수는 있다.


골프장 역시 마찬가지. 탁 트인 풍광을 보며 날아올 수 있는 공만 조금 조심하면 (!) 누구든지 골프장을 가로질러 난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오늘 뮌헨은 안개가 껴서 햇살이 난 남쪽으로 내려와 가족들과 함께 골프장 산책을 했다. 그러면서 새삼, 참 독일스럽네 하는 생각을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독일에 와서 달라진 나의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