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일에 와서 달라진 나의 주말

by mig

한국에서의 생활과 독일에서의 그것은 아주 다르다.


물론 한국과 독일의 차이 때문은 아니다.

서울과 뮌헨의 차이, 시간과 호기심이 많았던 20대 학생인 나와 집순이가 되는 것의 매력을 뒤늦게 알아버린 30대 유부녀인 나의 차이일 것이다.


뮌헨은 베를린이나 쾰른처럼 밤문화로 유명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심하기로 더 이름난 곳이다. 사실 뮌헨만 그런 것인지도 의문이긴 하다. 전체적으로 독일에서의 라이프스타일은 가족 위주 거나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스타일인 것 같다.


외향적인 성격의 나는 아직도 가끔 주말 양일 친구들을 만나는 약속이 없으면 뭔가가 빠진 듯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남편뿐 아니라 아이까지 있으니 사실 따로 누굴 만날 약속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셋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셈인데도 말이다.


아직도 적응 중인 활동으로는 산책도 있다. 한국에서는 항상 목적지를 정해놓고 움직이기만 했꼬, 가끔 정처 없이 걷는다 해도 친구와 함께 수다를 떨며 걷는 정도였다. 혼자서 목적지 없이 걷기 그 자체에 집중하는 산책은 해본 적도, 할 이유도 찾지 못했다. 산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코로나 기간. 하필이면 날도 짧아졌고, 보통은 크리스마스 마켓과 그 분위기에서 즐거움을 찾는 기간인데 모든 장소가 문을 닫았고 마켓마저 열리지 않았다. 평일은 일하고 어찌어찌 보낸다 쳐도, 주말은 견디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뮌헨 근교 자연으로 매 주말 떠나기 시작했다. 독일 알프스에서 멀지 않은 위치 덕에 갈만한 곳들은 많았다. 그곳에서 그저 산가 하늘, 자연을 느끼며 걷고 또 걸었다. 재택근무로 매일같이 집에 앉아있기만 했던 찌뿌둥한 몸을 쭉 펴주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직도 나는 이 기간에 나의 허리가 튼튼해졌다고 말한다. 짧고 간단한 하이킹부터 가끔은 땀이 뻘뻘 나는 등산을 한 덕분이다.


​팬데믹 기간 시간이 많았던 나는 이렇게 열심히 영상 기록도 남겼더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바이에른 주총리가 드랙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