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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g Oct 14. 2021

찬 바람이 불면 독일 회사에서는

하나 둘 사라진다

독일에 있는 회사들입사일은 주로 1일이나 15일이다. 나는 10 1일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했다. 조금씩 늦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때였다. 10 말에는 윈터 타임 (Winterzeit) 시작되어 하루가  짧아지는 기분이 든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취업에 성공한 뒤, 한창 신이 나고 긴장도 되었던 때다. 하루 종일 새로 접하는 많은 것들을 관찰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열심히 기록했다. 그리고 그 기록 중에는 이런 말도 있다.


"사무실에 사람들이 많은 꼴을 본 적이 없다."


정말 그랬다. 사무실에 왜 이렇게 휑-하고 텅텅 비어 보이는 건지. 그 이유는 여럿이었다. 우선 한 번에 휴가를 2-3주씩 가기 때문이었고, 학업과 인턴을 병행하는 워킹 스튜던트 (Werkstudent) 들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책상과 컴퓨터가 있지만, 사무실에 나오는 날은 일주일에 며칠 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10월은 간절기로, 어느 날은 해가 쨍쨍하고 따뜻했다가도 다음날은 갑자기 추워지곤 하는 변덕스러운 때다. 그리고 이 시기가 되면 직원들의 병가가 늘어난다.


독일에서는 3일까지는 진단서 없이 병가를 낼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로는 기관지 쪽에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있을 경우 유선상으로도 진단서를 받을 수 있기도 했다.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감기와 장염 등이 유행을 했다고 하는데, 그 덕분인지 아이가 있는 동료들이 특히 병가를 내거나, 사무실에 나온다고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생겼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동료 역시 엄마인데, 한 번 날을 잡고 사무실에서 만나야 하는데 일주일 넘게 병가를 쓰고, 업무에는 복귀했지만 아직도 감기 기운이 있다며 사무실에 나오질 않아 우리가 만날 날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여름이 끝나고 코끝이 시려오는 계절이 왔음은 창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지만, 동료들의 동시다발적 병가가 갑자기 많아지는 시기로도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아직도 병가를 한 번도 안 쓴 나는 건강하고 성실한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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