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 MBA인가? (#1 연봉)

현 미국 MBA 재학생에게 듣는 현실적인 경험기

by mignon

국내 MBA도 있고, 유럽/아시아권 MBA도 있는데 굳이 미국 MBA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MBA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래 세 가지의 큰 주제로 요약이 될 것이다.


1) 압도적으로 높은 연봉

2) 졸업 후 거주지의 넓은 선택폭

3)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미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


노파심에 한번 언급하자면, non-US MBA를 평가절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필자도 유럽 MBA를 지원했었고, 직접 경험한 유럽/아시아권 MBA Global alumni의 힘은 대단하다. 미국에는 없는 기회, 삶의 모습, 상대적으로 좋은 work-life balance, 노상 카페의 감성 등 유럽/아시아권을 선택할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본 글에서는 MBA를 고민하면서 왜 미국쪽을 결국 선택하게 되는지 개인적인 분석을 공유할 예정이다.


하나씩 상세히 파헤쳐보자.



압도적으로 높은 연봉

대체 연봉은 얼마나 높길래, 그리고 취업은 얼마나 잘 되길래?


미국 MBA M7, T15, T30 등의 랭킹*을 고려하여 임의의 학교 12군데를 뽑아서 각 학교에서 발표한 2024 Employment Report를 들여다보자.


* 위의 랭킹이 무엇인지, 크게 의미가 있는지 등은 추후에 다른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US MBA

usmba.png Source: Full-time MBA Employment Reports for each school



각 학교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Median Base Salary는 $140,000~$170,000, Median Bonus는 $30,000 수준이며, 졸업 후 3개월 내 취업률은 80~90%로 나타난다.

이를 TC(Total Compensation)로 환산하면 연봉 $200,000 수준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기본급 약 2.4억 원 + 보너스 4천만 원 = 연 총 2.8억 원을 받는 셈이다.


물론 미국의 평균 물가는 한국보다 높고,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VHCOL(Very High Cost of Living) 도시는 물가가 극단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단순 연봉 비교는 무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미국 1가구의 중위 소득이 $80,000임을 고려하면, MBA 졸업생의 평균 연봉 $200,000은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다.


게다가 졸업생의 80~90%가 취업에 성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MBA는 확실히 경쟁력 있는 선택지라 할 수 있다.



Europe/Asia MBA


각 지역의 Top MBA를 선정하고, 2023-2024년 졸업생들의 Employment Report를 참고하여 연봉 데이터를 분석했다. 또한 파운드, 유로 등은 2025년 2월 9일 환율을 적용해 USD로 환산하였다.


참고로, 유럽/아시아권 MBA는 Employment Report의 양식이 다소 제각각이라 Mean Salary(평균 연봉)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Median Salary(중위 연봉) 비교는 어려울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nonusmba.png Source: Full-time MBA Employment Reports for each school


위 학교들은 non-US MBA 중 top school로 꼽히는 몇 개 학교들이다.

Median Salary와 Bonus를 합쳐보면 평균 12-14만불로, 미국 MBA에 비해 $40,000~$50,000 정도 낮은 수준을 보인다.


물론 미국의 물가가 가장 높기 때문에 연봉 차이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럽 및 아시아권 MBA 졸업 후 주요 취업지인 런던, 파리, 싱가포르, 홍콩 등도 물가가 만만치 않다.


런던은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VHCOL 도시와 유사한 수준이고, 파리/싱가포르/홍콩은 시애틀, 애틀란타, 시카고 등 미국 MCOL~HCOL(Medium~High Cost of Living) 도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즉,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미국 MBA 졸업생의 연봉이 확실히 더 높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MBA 후 연봉은 왜 중요한가?


뭐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이 있는가! 생각하기 전에 구체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MBA 후 연봉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중요하다.


1) 학비 + 생활비 + 기회비용을 감안한 ROI 계산


MBA는 모든 것이 비싸다

학비도 비싸고, 생활비도 비싸고, 돈을 벌지 못하는 기회비용 마저 비싸다.


Columbia Business School의 경우 2년 Tuition 과 fee를 합치면 $188,000 (한화 2.7억)이고 다른 지역 학교들도 유사한 수준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월세인데, 미국 Rent는 도시마다 상이하지만 한국과는 비교 조차 할 수 없게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HCOL 도시 기준으로 룸메이트를 껴도 월 $1,000~2,000 나오고, 혼자 살면 최소 $2,000~3,000이다. 뉴욕/SF와 같은 VHCOL 도시는 여기에 얼추 50%를 더하면 된다.


여기에 각자 삶의 수준에 맞는 생활비를 더하고, 기존에 받던 급여를 못 받는 기회 비용까지 더하면 어느정도 견적이 나온다.


많은 돈을 들이면서 시작하는 경험이니 만큼, 졸업 후에 얼마나 빨리 회수할 수 있는지 ROI 계산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 MBA 졸업 후 고연봉 직군 (Consulting, Banking, PE, Big Tech 등) 을 기준으로 보면 3-5년, 그 외 직군 (General Management, Healthcare, Startup tech 등) 은 5-7년을 통상적인 payback period 로 잡는다.


상당히 많은 금액을 투자함에도 미국 MBA 졸업 후의 높은 연봉으로 상쇄가 되는 모습이다.


2) 시작점의 중요성


Well begun is half done


MBA 여부를 떠나 어느 커리어 방향에서도 연봉의 시작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첫 연봉은 이후 연봉 인상이나 이직 시 협상에서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직 시 기존 연봉을 맞춰주지 못한다면, 다른 처우 개선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미국 컨설팅펌에서 3년을 근무한 후 같은 회사의 런던 사무소로 이동한 한 지인의 경우, 유럽의 상위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런던 사무소에 입사한 동료들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Big Tech에서 근무한 후 한국으로 귀국해 이직한 또 다른 지인은, 연봉을 기존 수준으로 맞춰주지는 못했지만 나이에 비해 높은 직급을 제안받았다고 한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사례지만, MBA 여부와 관계없이 직장인이라면 연봉의 시작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연봉 편을 마치며


처음부터 돈, 돈, 돈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높은 연봉이라는 것은 나의 시장 가치를 대변하고 과감히 미래에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현실적인 요소이다.


전 편에서도 적었듯이, 돈 이외에도 MBA를 고민하는 이유는 많다.


다음 편에는 MBA를 통해 진출하게 되는 지역과 브랜드로서의 '미국'이 가지는 가치를 탐구해볼 예정이다.



Remarks


모든 MBA들은 매년 겨울~봄에 그 해의 Employment Report를 발표한다. 2024년에 발표된 report 에는 졸업하는 학년의 Class profile 과 취업 결과를 공유한다.


찾고 싶은 학교가 있다면 Google 에 “학교명 + MBA + 연도 + Employment Report” 를 검색하면 보통 최상단에 뜬다. (e.g. Columbia Business School MBA 2024 Employment Report)


Report를 살펴보면 해당 학교 졸업생들이 어느 지역으로 취업하는지, 어떤 직군/직무/산업에 진출하는지, 연봉 수준은 어떤지 등의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졸업생 배출이 학교의 주요 KPI인 만큼, 일부 학교들은 실적을 교묘하게 부풀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취업률 100%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졸업생 절반만 설문에 응답한 경우

Top-tier 기업에 OO명 취업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해당 기업의 스폰서를 받은 학생이 복귀한 것까지 포함한 경우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포장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단순한 수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리포트의 상세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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