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뇽 Jun 05. 2017

6. 서핑 : 지피지기면 백전십승

너 자신을 알라..

6-1. 마침내 발리 바다 위에 두 발로 서고야 말았다. 일명, 테이크 오프를 하고야 말았다. 아니 익숙해졌고, 이젠 일어나는 족족 파도에 몸을 실을 수 있으니, 테이크 오프 성공이라고 하겠다.

발리 쿠타 비치


6-2. 현지인에게도 강습을 들었는데, 아직 초보의 티가 팍팍 나는 나를 처음부터 창구 비치까지 끌고 들어가 소금물에 고등어 마냥 절인 탓에 이번엔 다른 곳에서 배워보기로 했다. 212surf가 그렇다. 여기저기 블로그에서 너무 소개 안 받고 썼어요, 이런 말이 많아서 혹시 이게 광고가 아닌가 하는 의심에 주저했는데 가격도 20달러로 싸고 해서, 한 번 들어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만족. 내일도 예약함..

6-3. 2시에 강습을 예약하고 쿠타 비치에 입성한 나는 발걸음을 돌릴까 잠시 망설였다. 그 정도로 오늘 파도가 거대했다. 저 바다에 들어가면 잡아먹힐 게 분명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가리를 벌리고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다.

6-3-1. 아니나 다를까. 흘러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파도의 힘이 너무 강해, 원래는 허리 밖에 안 오는 곳에서 짠물을 여러 번 먹었다. 심지어 오늘 바다는 내 뒤통수를 때렸는데, 파도의 힘이 너무 강한 탓에 빠져나가는 바닷물까지 파도처럼 넘쳐나서, 앞뒤로 파도가 오는 형국이었다. 옆으로 가기도 힘들고 앞뒤로 움직이기도 힘든 그런 바다. 아주 때 하나는 잘 골라왔다.

6-3-2. 하지만 바닷물을 많이 먹을수록 더 서핑을 잘 할 수 있단 말이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저번 창구 비치에서의 서핑과 비교하면 오늘은 비교적 적게 먹은 날이었다. 해변 가까이에서 하다 보니 패들 할 일도 적어 체력이 남아돌았다.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보드 위에 몸을 세울 수 있던 날. 보드 위에서 떨어지면 내가 무엇 때문에 떨어졌는지 되짚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덕분에 계속 탈수록 확실히 테이크오프가 자연스러웠고, 나중엔 익숙해졌다.

6-3-3. 바다 안에는 나와 1 대 1 강습을 해주는 강사가 있었고, 바다 밖에는 나의 자세를 봐주는 한국인 언니가 있어서 자세를 돌아보기에 용이했다. 중간에 한 번 쉬는 시간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얘기 듣고 그다음에 탈 때 정정할 수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오늘 서핑, 대성공
매거진의 이전글 5. 발리 물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上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