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분리 수면 꼭 필요할까?
베스트셀러 육아 책 '프랑스 아이처럼' 읽어 보셨나요??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퍼져 나가며 '프랑스 자녀교육'이 아이들을 키우는 좋은 표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우리 엄마들의 이상적인 육아에 대한 '바람'이 그대로 반영된듯한 내용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실제 프랑스 아이들을 보며 내가 보고 느꼈던 것과는 좀 달리 너무 '이상화'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지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한국 엄마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의 교육시스템과 자녀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나에게는 두 아들 녀석이 있다. 모두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만났던 프랑스인들(의사, 간호사, 싸쥬팜, 선생님들 등)은 한국 엄마인 나에게 그들의 자녀교육방식을 푸시하곤 했다. 하지만 프랑스인이 아닌 내가 그들의 방법을 따라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들은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내려오던 방식이고 자연스럽게 몸에 밴 그들만의 '프랑스인다운' 자녀교육법이지만 외국인인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따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조언하는 대로 시도는 해보았지만, 실패를 거듭하며 느낀 것은,,, 프랑스 아이처럼 아기를 키우려면은 나부터가 프랑스인다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첫째 키위는 친정엄마 말씀처럼 아기 때 잠귀가 예민해 밤마다 칭얼댔다던 나를 닮아 그런지, 목욕시키고 우유를 충분히 먹어도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싸쥬팜(조산사-임산부 및 산모, 신생아를 돌보는 의료 전문직)이나 소아과 의사가 조언하는 대로 밤에 아기가 울더라도 바로 달려가지 않고 잠시 기다린 후 아기의 상태를 살펴보고 관찰을? 해 보았지만 특별히 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는데, 키위에게는 '아기의 리듬대로 신생아 때부터 수면교육'을 하라는 이들의 육아법이 맞지 않는지 결과는 참담했다. 솔직히 아기의 리듬에 맞추라는 게 제일 어렵고 기준이 애매했다.
계속 칭얼 대는 키위를 혼자 재우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고, 층간소음이 심했던 우리 아파트에서 새벽마다 들리는 아기 울음소리에 아래 위층 옆집 모두 잠을 설치는 눈치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 때마다 '너네 아기 밤새 잘 자니?' 하며 돌려 묻는 이웃들을 볼 때마다 미안하고 눈치까지 보였다.
백일 지난 어느 날 , 목욕시키고 수유를 한 뒤 키위를 조용히 아기 침대에 뉘었다. 잠잠하던 키위가 애앵~ 하면서 또 울기 시작했다.
'아 몰라,, 나도 더 이상은 못해' 하며 분리 수면이고 뭐고 때려치우기로 했다. 나와 아기가 둘 다 원하는 것, 모두가 편해지는 방법을 선택하자!
남편이 우리 방에 아기침대를 끌고 와 우리 침대 옆에 붙여놓았다. 키위를 아기침대에 뉘이고 나도 누웠다. 아이를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 주었다. '그래 한국사람인데 한국사람처럼 키워야지~'
분리 수면을 포기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첫째 키위와 달리 신생아 때부터 별 탈 없이 혼자 잤던 둘째 뭉치. '프랑스 아이처럼'에 나오는 분리 수면 훈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뭉치는 혼자 잘 잤다. 뭉치를 낳고 키워보니 아기마다 특성과 기질이 달라 수면 훈련이 다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키위 하고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모유가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였는데 밤중 수유도 4개월 전에 끊을 수 있었다.
낮에도 우유 먹여 놓으면 놀다가 내가 설거지하고 돌아와서 보면 혼자 잠이 들어 있는...
어머! 뭉치야!!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하지만,,,
아기 때부터 이루어진 분리 수면의 끝에는 '애착 인형'과 하도 만지작 거려서 끝이 다 헤진 '아기이불'이 남아 있었다. 엄마인 내 눈에는 불편한 모습이었다.
열 살이 넘은 지금도 애착 인형과 어릴 때 덮던 이불의 한쪽 귀퉁이를 만지며 잠이 드는 녀석을 보며 혹시 아기 때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닌지, 일부러 훈련을 시켜서 신생아 때부터 따로 재웠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엄마와 일찍 떨어져 자란 뭉치의 모습은 프랑스에서 강조하는 아기와의 분리 수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그런 아이의 모습에서 '미안함'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 뭉치는 어쩌면 외로웠는지도 모르겠고,,, 애착 인형은 거들떠도 안 보고, 어떤 특정물건에 집착하지 않는 형 키위 군과는 다른 뭉치의 모습에 내 마음은 편치가 않았다.
'프랑스 아이처럼'은 2013년에 나온 책이다 현재 2022년... 그동안 프랑스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특히 우리 엄마들을 '혹'하게 만들었던 신생아 때부터 이루어지는 아기의 수면 훈련은 프랑스에서는 이제는 오히려 생후 6개월 동안은 엄마와의 친밀도를 위해 함께 자는 것을 권유하는 분위기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그동안 프랑스 내에서도 신생아를 혼자 재우며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고들의 영향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프랑스 국민의료보험 기관인 아멜리 사이트에서 아기들의 수면 훈련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
이들의 프랑스식 분리 수면 교육에도 어떤 변화가 있는 것 같았다. 엄마와 아기를 신생아 때부터 분리해서 키워야 한다는 예전과 달리 이제는 엄마와 아기와의 '친밀도'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며, 아기를 부모 곁에서 6개월 정도 돌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기 출생 후 엄마와 한방에서 자는 것이 아기와 엄마와의 친밀도를 높인다는 인식이 생겨서 그런지 출산 후 병원에서 나오면 '코도도(Cododo' 부모 침대 곁에 두는 아기용 침대)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의 기사도 있다. 예전 같으면 말도 안 된다고 정색할 내용들이지만 이제는 그들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오늘도 아기를 함께 재울 것인지 따로 재울 것인지 고민 중이라면,,,
지금 당장 분리 수면에 실패했거나 책에 나온 내용대로 교육이 잘 되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을 보니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엄마가 원하는 '도착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이들마다 다른 것 같다. 키위나 뭉치처럼 같은 엄마가 낳은 형제인데도 완전히 다른 것처럼,,, 아이들이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인형들이 아닌 이상 모두 성격이나 타고난 기질, 주어진 환경이 다 다르므로 가는 방향과 도착지에 도달하는 시간이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프랑스 부모들도 분리 수면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이들도 시대에 맞게 자녀 교육법이 변하고 있다. 아기의 분리 수면 훈련은 이제는 각자의 선택인 것이다. 혹시 아이의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서 '분리 수면'을 시도하는 거라면,,,
프랑스 아이들이 독립심이 강한 건 분리 수면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아이일을 대신해 주지 않고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교육의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엄마 아빠의 참을성과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는 교육법이다.
이 글은 '프랑스 아이처럼'의 책에 대한 내용이 맞다 틀리다를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고, 현재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의 많은 육아 고민 중 하나인 '분리 수면'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의미에서 프랑스에서 '한국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의 아주 작은 경험과 생각들을 담아 보았다. 우리와 다른 프랑스식 육아법에서 문화적 충돌을 느꼈던 내게 필요한 건 바로 나와 내 아기에게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따라 하지 않을 '용기'였다
육아에는 어떤 틀 cadre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와 아기가 제일 행복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오히려 마음 편한 육아가 되지 않을까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있어 기차의 선로와 같다는 말이 있다.
'아이'라는 기차가 잘 갈 수 있도록 '부모'인 선로는 견고하고 단단하게 잘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남의 나라 '카더라' 육아법이 현실적으로 나와 내 아기에게 맞지 않는다면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육아법으로 잘 걸어가 보자.
부모는 아이에게 있어 기차의 선로와 같다. 선로는 기차가 잘 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고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
-미쉘 캄포세오
[프랑스 국민의료보험기관 에밀리 사이트 본문- 아기 수면 훈련 해당 내용]
[본문 생후 6개월까지 권유되는 코도도 코 슬리핑 솔루션에 대한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