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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Dec 13. 2023

내가 독일에서 다이어트 하기 힘든 이유 1

여름에는 가능??

독일에서 '다이어트 하기 힘든 이유는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라고 쓰면 거짓말이다.

독일은 채소 종류부터 다양하지 않고, 음식메뉴도 제한적이다.


언젠가 남편에게

"독일은 음식이 이게 다야?" 하고 물으니

스테이크도 얘기하고 이것 저것 얘기하는데, 스테이크는 고기를 구워먹는거지 그게 독일음식은 아니잖아?

 하니 또 이것저것 갖다붙이는데...

그렇다. 그냥 별 거 없다. 하하


대신 독일은 유제품이 워낙 다양하고, 기름지고 그리고 사람들이 디저트를 늘 먹는 듯 하다.


일단 수퍼마켓에 가보면 내 또래 40대 중반의 여자들의 몸매는 나의 2~3배가 넘는 듯 해 보인다.

가슴, 엉덩이, 허벅지 할 것 없이 아~ 사람 몸이 저렇게 커질 수 도 있구나 싶을 정도다.

물론 종종 날씬한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그건 종종 이다.

이 사람들을 보다가 쇼윈도우에 비친 내 몸을 보면 가끔 놀랍다. 나  날씬해보여~


남편 말로는 미국가보면 나보고 깜짝 놀랄꺼라고 한다.

초고도 비만인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본인도 놀랐다고..

"근데 여기도 뚱뚱한 사람들 많잖아?" 하니

"아..그렇지. 한국에 비하면 여기도 많은 편인데, 미국이 훨씬 심해."


독일은 보통 "차가운 음식은 하루에 2번, 따뜻한 음식은 하루에 1번" 이 국룰이다.

아침은 빵에 버터, 크림치즈, 잼 또는 햄에 오이 2~3조각 썰어서 간단히 먹는다.


난 처음에 시부모님의 아침식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아침부터 빵을 드시네. ㅎㅎㅎ

한국사람다운 생각 이었다.


그리고 점심은 여러가지 다양하게 먹는데,

감자 익혀서 버터에 굽고, 고기 익혀 먹거나

스파게티 혹은 하와이안 토스트 (빵+햄+치즈+파인애플 1조각+빵) 등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


저녁은 아침과 마찬가지로 빵에 잼 혹은 햄.


밥과 국 그리고 여러가지 밑반찬에 메인메뉴가 있는 한국음식을 평생 먹고 자란 나는

저렇게 심플하게 먹고도 이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더 큰 걸보면, 인간은 대충 탄단지 섭취해주면 잘 살아지는구나 싶다. 그리고 요리로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가 많이 줄어서 그 부분은 굉장히 큰 장점 같다.


이렇게 독일식으로 먹고 사는데 나에게 다이어트가 어려운 이유는


첫째, 설탕 중독이다.

어릴 때 부터 나는 과자, 초콜렛 등을 안먹었다. 그때는 달아서 맛이 없다고 느꼈는데, 요즘은 참 설탕이 사랑스럽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시즌 쿠키 중 하나 인

Zimtsterne  (계피,별 쿠키) 


아몬드 가루와 설탕가루, 계란 흰자로만 만드는데, 이걸 만들고 있자면 헉 소리가 난다.

설탕을 쏟아 붓는 지경.

82%  Fett 이 들어있는 마스카포네 치즈가 잔뜩 들어간 티라미수.

커피와 먹으면 환상이다. 

이 지방덩어리 치즈를 사야하나 망설였던 순간이 티라미수 한 숟가락에  "사길 잘했네"로 바뀐다.

그리고 버터, 설탕, 밀가루의 결과물 "쿠키"


독일에서의 첫 겨울에는 그다지 저런 "쓰레기" 디저트 들을 먹지 않았다.


나는 꾸준히 운동과 식단을 병행해서 출산 후 4~5년 만에 몸무게는 다시 20대 시절을 찍었고,

식단을 병행하니, 입맛도 자연스레 건강한 음식들만 찾았는데, 코로나 그리고 이사로

많은게 바뀌었다.


독일로 이사 후 시부모님 집 2층에 살게 되었는데,

종종 시어머니가 1층으로 초대해 우리에게 음식을 해주셨다. 

그래서 점차 독일 음식이 입맛에 맞게 되었고,

음식을 먹고 난 후에는 시아버지가 식기 정리를 싹 하시고는 커피와 쿠키 혹은 케잌을 내오셨다.

마치 중후한 웨이터가 우리에게 서빙 해 주는 느낌이었다.


어른이 내오신 케잌을 어떻게 안먹어 볼 수 있다는 말인가.

이분들은 먹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Nein"(아니요) 이라고 말 해도 괜찮아. 라고 하셨지만,

나는 차마 거절 할 수 없었다.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그렇게 점점 나는 설탕에 익숙해지고,

음식을 자주 해주시는 시부모님께 나도 뭔 가 해드리고 싶어서 나도 케이크를 자주 굽는다.

(시부모님은 한국음식을 잘 못드신다. 우리 부모님에게 아침에 빵에 치즈 넣어주면 별로 안좋아하는 것처럼)


이것은 설탕의 뫼비우스 띠 인가..


1층 시부모님 디너테이블에서 다 같이 식사 후 디저트시간.

식사 후 케잌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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