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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Dec 15. 2023

내가 독일에서 다이어트하기 힘든 이유 2

밤에는 먹지 말자고요!

독일인은 빵을 먹고살고,

한국인은 밥을 먹고 산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밥에 계란프라이나, 국을

데워 아이들에게 주고,

이 남자는 빵에다가 누텔라 혹은 잼을 발라 커피와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주로 나는 저녁을 먹지 않고, 다음날 늦은 아침을

먹는 편인데, 한 침대를 같이 쓰는 이 남자가 문제라면

문제다.


큼하게 양치하고, 침대에 누워 같이 영화를 보다가

항상 그는 중간에 나가서 아이스크림이나, 젤리 간단한

간식을 가지고 침대로 온다.

라면이 아닌게 어디냐만은..

그래도 나도 배고픔을 느끼는 시간에 옆 사람이

뭘 먹는다면 그 유혹을 참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여기서 잠깐!

독일인들은 무언가를 먹을 때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거 같이 먹을래?라고 안 물어본다.

아이들에게도 물어보니, 학교 친구들도 다른 애들에게 이거 같이 먹을래?라고는 묻는 걸 못 봤고, " 나 이거 니 거 먹어도 돼?"라고는 물어본다고 했다.


이건 한국인으로서 너무 쑈킹하고, 차가운 문화다. 남편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네가 "나도 줘"라고 말하거나, "나도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당연히 주지. 그런데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 거니까 네가 먹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나는 모르잖아. 그래서 나 혼자 먹는 거야. 이러는 거다.


그래서 남편은 내가 옆에 있어도 혼자 사과 하나 씻어서 먹고, 혼자 젤리 먹고, 혼자 쿠키 꺼내서 먹는다.


가끔 그런 걸 보고 있자면 실실 웃음이 난다.

왜 이 모습이 웃길까??


쨌든

그래서 그에 따른 나의 대안은

"어디가?"라는 질문이다. 단순한데 문제를 해결해 준다.


남편이 소파에서 일어나면

나는 "하이코, 어디가?" 물음과 동시에 난 이 차가운 문제를 해결한다.

남편이 "나 과일 먹으려고~" 하면

"나도 먹을래" 아니면 "알겠어" 하면 만사 해결.

내가 남편에게 섭섭한 마음도 없고, 때론 같이 뭔가 먹을 수 있어서 좋고, 내가 과일 안 깎으니 더 좋다. 하하


지만 또 난 한국엄마니까 아이들에게는 수시로

과일 먹을래? 요구르트도 있어 등등 물어본다.

그리고 얼마 전에 깨달았다.


가족들 옆에 다 있어도 혼자 서서 귤을 까먹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나도 독일사람 되어가나 보다.


어쨌거나, 시간 상관없이 자꾸 단 걸 드시는 이 양반이 옆에

있어서 오늘도 다이어트가 힘들다.라고 투정해 본다.

* 독일의 아이스커피.

독일어로 아이스는 아이스크림이고  커피, 생크림과 함께 나온다.

그래서 이 아이스커피가 참 맛있지만, 칼로리도 부담스럽고, 이걸 마시고 나면, 입안이 너무 느끼하다.

난 깔끔한 맛의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좋지만 이 단어 자체가 독일에는 없다. 그리고 이걸 주문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블랙커피에 아이스를 따로 많이 줄 수 있나요?"라고 주문을 해도 얼음큐브를 2~3개 준다.

 그것도 에스프레소잔에....

커피샾 갈 때마다 남편이 주문을 시도해 봤는데,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10번 중에 1번 정도만 얼음양을 적당히 받았던 듯하다. 그분은 외국에서 살아 본 적 있는 그래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뭔지 아는 분이어서 가능했다. 홀레!



독일인들에게는 커피는 무조건 바로 신선하게 갓 나온 뜨거운 커피가 진짜 커피이다. 이게 식은 게 차가운 커피인데, 이 차가운 커피는 오래되었다는 뜻이고, 아무도 안마실 커피 즉 kalter Kaffee 가 된다.

그래서 누군가 이 kalter Kaffee를 주문하면,

뭐? 잉? 왜?? 이런 반응이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없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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