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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Dec 17. 2023

여기는 텃새도 없고, 오지랖도 없다.

오지랖이 그리운 한국인 여기요!

독일은 학원이 없다.  

그래서 요가, 축구, 농구, 탁구, 체조 등 대부분 스포츠는 클럽으로 운영된다.

악도 마찬가지 (피아노는 제외)


동네 스포츠 클럽에 가입하려면, 연간 회비 7만 원 정도를 내고 1년 동안 일주일이 한 번씩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코치는 예전에 이 클럽에서 배운 학생이 커서 다시 봉사활동 개념으로 클럽을 운영한다.

즉,  운영자에게는 수입이 거의 없고, 동네에서 아름아름 사람들이 모여서 다 같이 모여 운동하는 거다.


: 체조 클럽에서 크리스마스 행사


3곳의 마을이 하나로 모여서 학교 강당에서 체조행사를 한다.

이때 학부모들에게 기부받은 케이크들을 관객들에게 팔고, 음료수, 맥주 등을 팔아 수익을 남겨, 그에 따른 수익으로 클럽에 필요한 재료를 사거나, 행사 시 아이들 코스튬을  맞추는데 쓴다.

물론 일부 금액은 정부에서 보조받아 클럽을 운영하는 데 사용하는데 남편말로는 아주 조금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이렇게 봉사활동으로 운영하는 클럽들에 나도 가입했다.

이름하여

 Fitness_ balance Training Club 그리고

Tanzen Club (댄스클럽)이다.


첫 번째 클럽은 대부분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데

처음 그 느낌은 너무 감사했다.

모든 이가 너무나 반갑게 나에게 할로! 를 하며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할머니들 대부분은 나보고 앞에 서서 하라며 자리를 내어주시고, 내 눈만 마주치면 활짝 미소를 보여주셨다.

어머! 한국은 에어로빅할 때 초짜는 무조건 뒤에 서서 해야 하고, 주로 주멤버 들은  강사가 새로운 안무를 알려줄 때, 이건 어렵다, 음악이 빠르다, 이거 맘에 안 드는 안무다 등등  말들이 많은데, 여긴 어느 누구 하나 토 달지도, 불만을 토로하지도 않고 즐겁게 하는 거다.

심지어 40대 인 나에게도 약간 함 든 자세도 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 Tanzen Club

: 내 얼굴이  동네 신문에 나왔다며, 시어머니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신문지를 갖다주셨다.



평균 30대의 나이정도의 젊은 클럽인데, 겨울에만 모여 안무를 익히고, 크리스마스 콘서트나, 행사가 있으면 그곳에 가서 무대 위에서 댄스를 한다.


난 그걸 모르고 가입했다가, 무대 위에서 춤춰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하하하


그렇게 2년이 넘게 클럽에 다녔지만, 나에게는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다. 물론 내 나이 또래들은 아이들 키우느라 바쁘니, 굳이 새 친구 만들 필요성도 못 느낄 거고, 젊은 애들은 젊은데로, 나이 드신 분들은 그분들 데로 다들 뭐 그들 그룹이 있으니 독일말 초보인 내가 끼기가 참 힘들다.


대로

남편이 한국에 있을 때 일이다.

독일에서 온 한국어 초짜 이 남자는 , 부동산 운영하시는 한국 아저씨를 알게 되어, 배드민턴 클럽에도 가입하고, 심지어 좋은 배드민턴 라켓도 그분께 선물 받고, (알고 보니 20만 원짜리) 운동 끝나면 매번 다 같이 혹은 몇몇이 맥주 마시러 가는데 늘 하이코를 끼워주었다.


그리고 다른 독일가족도 우리 동네(한국)에서 알게 되어 친해졌는데 , 그녀가 나에게 말하길, 한국 사람들이 너무나 친절해서 감동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이 친구는 백인 아니고 베트남계 독일인이다) 하루는 아파트의 한 주민이 한국에 온 걸 환영한다며 치킨 한 마리를 포장해서 집으로 갖다 주셨단다. 그러면서 시간 되면 집에 와서 차 마시자고 제안하셨다고 했다.


참 우리나라 사람들 따뜻하단 말이야.


나도 누군가 나에게 오지랖 좀 떨어주면 홀라당 가서 차도 마시고, 독일어도 듣고 할 텐데.


스위스의 한 친구가 말했다.

"나는 한 사람이 친구가 되려면 그래도 한 10년 이상은 봐야 친구로 생각해 그리고 회사 동료는 당연히 친구가 될 수 없고"


남편에게 물어보니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독일도 한 곳에서 자라고 그 동네에서 평생 사니까 오래된 친구만이 진짜 친구로 느낄 것 같다고 한다.


뭣?? 나 그럼 친구 생기려면 50살은 넘어야겠네??

우악!!!


우리나라 오지랖, 누군갈 평가하고, 깎아내리고, 뒷말하는 나쁜 점도 있지만, 난 이런 좋은 오지랖이 가끔 그립다.


추가

클럽의 장점 : 저렴하다. 누구나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음악은 심지어 악기를 대여해 준다.


클럽의 단점 : 부모가 버스셔틀 해야 한다.

방학, 휴가철에는 운영 안 한다. 고로 방학 때 애들이 너무 심심하다.

가끔 진짜 프로 선생님들이 가르치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늘 행사에 꼭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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