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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Feb 15. 2017

네덜란드 가기 전, 영화보기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하거나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영화 둘.


 많고 많은 유럽의 나라들을 단 시간에 돌아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학연수를 가기 전에 정말 꼭 반드시 가야 하는, 가고 싶은 나라들을 추려내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에도 테마를 정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 이번 여행의 테마는 영화 여행으로 잡았답니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고 방문하니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영화 속의 등장인물의 속삭임을 직접 듣는 것처럼 느껴져서 감회가 무척 새로웠습니다.




1. [블라인드], 보이지 않는 세상이 가장 아름다웠다.


네덜란드에 로망을 갖게 했던 것이  바로 이 영화였습니다. 이미 블로그에서 다뤘던 적이 있는데요.

영화의 색채는 화이트와 그레이, 블랙으로 음산한 효과가 납니다. 영화의 배경인 네덜란드 어느 저택입니다.
집의 여주인은 아들이 있는데, 아들과 말동무가 되고 돌봐줄 사람(마리)을 고용합니다.
아들(루벤)이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막무가내인 소년, 루벤을 길들이는 마리는 차가워보이지만, 어렸을 때의 부모님의 폭력으로 상처가 많은 여인.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년은 점점 마리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 가까워지죠.
수술로 시력을 회복할수 있게 된 루벤의 곁을 결국 떠나는 마리.
시력을 찾은 루벤은 마리를 찾아가 돌아오라 하지만 거절당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ㅜㅜ)


배경

이 영화는 네덜란드, 벨기에, 불가리아 영화라는 특성 때문에, 낯선 언어와 인물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많은 색채가 등장해서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상업적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게 다른 점이 있음에도 근대시기의 저택, 눈 쌓인 벌판을 통해서 고립된 카이의 마음과 특유의 어두운 배경을 거부감보다는 호기심 있게 표현해 낸 것 같아요. 


스토리 

원래 줄거리를 먼저 읽고 영화를 보는 편은 아닌데, 사실은 유럽 영화에 대한 두려움(이랄까요..) 때문에 이 영화를 감히 볼지 말지 고민했었습니다. 예술 영화였다면 당장 봤겠지만, 그렇다고 화려한 유럽의 역사라던지 예술에 대한 얘기는 절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스토리를 보고 결정하자!라고 해서 봤는데, 처음에는 '음... 조금 진부한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반전 포인트가 있다는 말에 냉큼 보게 됐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엔딩은 그래도 루벤이 마리를 사랑해서 함께 살거나, 마리가 영영 떠나버리거나, 루벤이 다른 사람을 마리로 착각해서 산다거나.. 재미없지만 이런 내용으로 끝날 것 같았거든요. 마리의 진짜 모습을 보고서도 계속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 영화의 주제는 그냥 불멸의 사랑, 지고지순한 사랑이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보면 아실 거예요.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었네요. 해피엔딩이기도 하면서, 아니기도 한.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 안데르센 작품의 '눈의 여왕'이 나오는데, 절묘하게 스토리랑 이어집니다. 내용면에서 봤을 때는 영화와 겹치는 게 없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그 동화를 통해서 둘은 헤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마리가 '빨간색은 기억해?'라고 하자 그녀의 입술을 가리키며 루벤이 '이런 색.'이라고 하는 부분이에요. 곧 그가 눈을 되찾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됐을 때의 두려움과 걱정을 갖고 있는 마리의 복잡한 심정도 함축돼 있고, 그녀를 아름답다고, 의심치 않는 루벤의 사랑도 느껴져서요. 


'슬픔'의 표현 

대표적으로 제가 꼽은 '슬픈'장면들 중 하나는, 마리가 자신을 만지려는 루벤을 피해서 도망치고 나무와 자신의 얼굴, 손을 만지작 거리는 부분이에요. 다른 영화에서는 '마리가 울면서 뛰어간다.', '연못에 비친 자신을 보면서 운다'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직접 인물들이 슬픔을 표현한다기보다는, 행동과 영상으로 주인공의 심경을 표현해서 더 안타까웠어요. 마음으로 운다는 것이 느껴진달까요.

그리고 마리가 점점 자신이 루벤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면서, 책장에서 가늘게 어깨를 떠는 장면이 중간중간 삽입되는데, 그것도 주인공의 얼굴을 가리고 표현해서 언어나 표정보다 깊이 있게 표현됐습니다

세 번째로는, 둘의 이별 장면이에요. 

울고불고 혹은 감동적인 편지로, 마리는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었지만, (편지를 남기긴 했지만 그건 아주 나중에 일이므로) 루벤에게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하는 부분은, 베일을 사이에 두고는 마지막 키스를 남기는 것뿐이었습니다.ㅠ 그 장면은 신비로우면서 안타까웠죠.  




2. [안녕, 헤이즐], '안네 프랑크'를 찾아서.


[블라인드]가 "나는 네덜란드인이오!"한다면, 

[안녕, 헤이즐]은 "나는 네덜란드에 여행 왔소!"같은 느낌이에요.

극 중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함께 네덜란드에 오게 되면서, 짧은 여행이었지만 '안네 프랑크'의 집도 등장하더라고요!


출처:구글

   이렇게 암스테르담의 모습이!!!


출처 : 구글

세상에나 튤립 다발까지...


안네 프랑크의 집에도 가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는 네덜란드의 정취보다는, 여주인공의 운명을 암시하듯이 '안네 프랑크의 집 방문'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슨 작가 집에 방문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네덜란드 가기 전에 보면 실제로 방문했을 때 반가운 장면들이 많으실 거예요.



유럽과 함께하는 영화여행

영화와 함께하는 유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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