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picks 3분 해설 번역
새해 두 번째 포스팅은 그동안 한 번도 다룬 적이 없었던 음악 서비스 관련 내용입니다. 이번 주 LINE MUSIC에서 흥미로운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을 전했는데요. 광고 없이 월 1회 무료 듣기가 가능한 새로운 freemium 모델을 들고 나왔습니다.
LINE이 이런 결정을 한 배경에는 스포티파이도 애플 뮤직도 아닌 중국의 불법다운로드 앱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뉴스픽스 3분 해설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번역해 봤습니다.
원문 : LINE이 두려워하는 음악 앱 <Music FM>의 정체
아마도 그 "해적판 앱"을 의식한 조치였을 것이다.
1월 20일, LINE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LINE MUSIC>의 리뉴얼 정책을 발표했다. 라인 뮤직은 월 960엔 (약 1만 원)을 내면 5900만여 곡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그런데 이번 개편을 통해 전곡을 각 월 1회씩 광고 없이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금까지 무료 회원은 최대 30초까지만 무료 듣기가 가능했던 점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변화이다.
왜 LINE은 이런 과감한 시도에 나서는 것일까?
이면에는 1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Music FM>이라는 불법 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라인 뮤직에게 최대 라이벌은 스포티파이도, 애플 뮤직도 아니었다. <Music FM> 은 도대체 어떤 앱인지 실체를 밝혀보도록 하겠다.
<Music FM> 은 2012년 출시된 중국발 음원 스트리밍 앱이다. 스트리밍 외에도 다운로드 후 오프라인 재생도 가능하다.
이렇게만 보면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 라인 뮤직 등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Music FM은 저작권자 승인을 받지 않고 서비스하는 불법 앱이다.
최신곡은 물론 추억의 명곡까지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심지어 자니스 (한국의 SM엔터 같은 유명 기획사) 등 구독 서비스에 올라오지 않은 곡들도 서비스되고 있다. 광고가 핵심 BM으로 중국의 앱 개발자가 소유한 서버에서 음악을 제공, 유저의 화면에 이를 노출시켜 수익화하고 있다.
작년 일본에서는 만화 해적판 앱 <漫画村 (망가무라)> 운영자가 체포되어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음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Music FM은 2016년 경부터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라인 뮤직이 2018년 10월에 실시한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대의 11%, 10대는 무려 31%가 Music FM과 같은 불법 앱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 뮤직을 포함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10대 이용은 약 15% 수준으로 저조했다. 불법 앱인 Music FM 등과 비교했을 때 절반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실하게(!) 유료 서비스를 운영해 온 라인 뮤직 입장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라인을 더욱 화나게 만든 것은 아무리 삭제시켜도 되살아나는 불법 앱의 끈질긴 생명력이다.
지금까지 라인은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 레코드 협회 등과 함께 Music FM 근절시키려는 노력을 계속 해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음원 권리자에게 허가를 받지 않고 음악을 업로드하는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고 앱 스토어 이용 규약에도 위배된다. 이 때문에 일본 레코드 협회 주도로 앱 스토어에 올라오는 불법 음악 앱을 매주 조사하고 발견되는 즉시 삭제를 요청했었다.
하지만 삭제를 의뢰한다고 해서 애플 등 앱 스토어사가 바로바로 처리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고된) 앱 개발자와 신고자 사이의 문제 해결을 위해 수차례 메일이 오고 가는 사이 몇 주가 소요되기도 한다. 그 사이 불법 앱은 계속 확산된다.
결국 참다못한 라인 뮤직은 2019년 7월, 일본 레코드 협회 등 4개 단체와 라쿠텐 등 3개사 합동으로 사전 심사 강화 및 신속한 삭제 처리 등의 요구 사항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효과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앱 스토어에서 검색만 하면 불법 앱을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심지어 삭제 처리가 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아이콘이나 개발자 이름을 바꿔가며 앱 스토어에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일본 레코드 협회에 따르면 Music FM은 2012년에 처음으로 앱 스토어에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동일 서버에서 적어도 14개의 앱이 등록을 진행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인기에 편승해 같은 이름의 모방 앱도 끊이지 않았다.
아무리 애플 측에 항의해도 Music FM 류의 불법 앱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광고 없이 무료로 한곡 당 매월 1회씩 전곡 듣기 가능"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한 것이다. 무료로 곡을 풀어 Music FM 등과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을 하면서도 광고가 없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광고 기반의 무료 듣기는 기존의 불법 앱들이 해왔던 방식이라 이제 와서 라인 뮤직이 따라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문제 (불법 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허들인 '광고 포함, 셔플 재생, 회원 등록 필수' 요건을 풀어 '전곡 또는 온디맨드 재생'의 장점을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 라인뮤직 임원 다카하시 아키히코-
하지만 전곡 재생이 가능한 횟수는 곡당 월 1회로 제한을 뒀기 때문에, 같은 곡을 여러 번 듣고 싶다면 유료 회원이 되어야 한다. 얼마만큼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음악 업계의 불법 다운로드는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된 고질적인 문제이다. 1999년에 오픈해 2001년에 문 닫은 P2P쉐어링 사이트 냅스터가 그 시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적판 사이트보다 사용성이 뛰어나면 사람들이 지갑을 열 것이다"라는 발상 아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 구세주가 된 것이 바로 스포티파이이다.
하지만 해적판의 사용성도 당시에 비교하면 월등히 좋아졌다.
라인 뮤직이 Music FM처럼 무료화에 나선 것이 적절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만약 유저들이 라인 뮤직의 무료 서비스에 만족한다면 Music FM을 몰아낼 수는 있어도 유료 회원 확보는 어려워질 것이다. 한편 "전곡 매월 1회 무료" 라는 떡밥이 유저에게 먹히지 않는다면, 여전히 Music FM이 활개를 칠 가능성이 있다.
유저가 불법 앱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곡을 다운로드했다면 이는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하지만 스트리밍만 이용했다면 위법성을 따지기가 어려워 유저들을 일방적으로 계몽하려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라인 뮤직의 결단은 Music FM에 대한 패배를 인정한 것일까. 아니면 무료화가 성과를 거둬 불법 앱들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인가. "디지털 해적판"을 둘러싼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앞으로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 참고 : 개편 전후 스펙 비교
출처 : 라인 뮤직, 전곡 무료 풀 재생 가능. 독자적인 freemium 모델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