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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o Sep 06. 2020

BTS 빌보드 HOT 100 1위의 의미

[메모] 평론가 코멘트와 일본 미디어 반응

BTS의 빌보드 HOT 100 1위 기사가 올라온 순간, 전직(!) 포털 메인 편집자의 감각으로 이런 생각이 먼저 스쳤습니다.


"전날에 미리 특집 페이지랑 배너 세팅해뒀다가 속보 뜨는 순간 첫 화면에 뙇 띄웠어야 하는데.."

"팬들의 실시간 댓글 게시판이랑 아미피디아 같은 포토 릴레이 붙였으면 확 느낌 살았을 텐데.."



회사 지인들 단톡방에 나름 신나서 떠들어댔는데 "미호, 너무 PC 시절 기획이야"라는 냉정한 피드백에 새삼 다른 업무로 전향하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더래죠.. 여하튼 BTS 보다 아미와 팬덤에 더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 엄청난 이슈를 뭔가 기록하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브런치를 또 꺼내 듭니다. 오늘은 번역보다는 제가 에버노트에 저장해둔 코멘트 공유에 좀 더 포커스 하려 합니다.




#GQ 재팬 : BTS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쾌거가 의미하는 것은?


- 아시아 출신 아티스트가 미국의 빌보드 HOT 1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57년 만의 쾌거다. 지난 1963년 사카모토 큐의  <上を向いて歩こう: 위를 보고 걷자> 이후 최초의 일이다.


- 빌보드 HOT 100 은 CD 판매와 다운로드,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동영상 재생 수, 룩업 (PC에서 CD 재생수), 트위터, 가라오케 등 거의 모든 미디어 영역에서 인기를 측정하는 데이터로 가장 신뢰도 높은 차트라 할 수 있다. 이는 국지적인 인기나 팬덤의 열광적인 지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특히 BTS는 차트 진입과 동시에 1위를 달성하면서 더욱 놀라움을 주고 있다. 빌보드의 긴 역사 속에서도 아시아인으로 비영어권 아티스트가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것은 그야말로 예외적인 case이다.


- 빌보드 HOT 100 1위의 위업을 달성한 BTS는 앞으로 KPOP의 문맥이 아닌 더욱 대중적인 메인 스트림에서 다뤄질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길이 아시아 출신 아티스트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차우진 : 팬덤과 산업의 관점에서

https://www.facebook.com/woojin.re/posts/2755519528101526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나는 아무래도 '팬덤'과 '산업'의 관점에서 의미를 찾게 된다.


1. 팬덤의 관점에서, 앨범 차트가 아니라 싱글 차트 1위를 했다는 건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팬덤이 더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음악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이 점점 팬덤의 확장에 의존한다고 볼 때, 빅히트는 이제 막 한 챕터를 끝낸 셈이다.


작년 미국 투어 무렵, 빅히트 고위 관계자에게서 '글로벌 기준 방탄의 팬덤 규모는 4천만 명 수준(추측)'이라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은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과 비교할 땐 미약한 수준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팬덤의 규모가 4천만에서 8천만으로, 1억으로 꾸준하게 또한 급격하게 성장하지 못하면 빅히트의 글로벌 진출은 좌절될 수밖에 없다고 이해했다. 그 점에서 이제 한 고비를 넘긴 것.


바꿔 말해 콘텐츠 플레이어의 핵심은 시장의 1위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 자체가 문제다. 여기서 재미난 건, 빅히트의 이런 문제 인식은 가까스로 500명의 팬덤을 확보한 인디 음악가의 고민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이다.


2. 산업의 관점에서, 이미 얘기한 대로, 뭐 누구나 예상했던 것이기도 하지만, 영어 가사의 힘. 참고로 작사/작곡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인 David Stewart와 Jessica Agombar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사실상 신인에 가까운 인물들이라 향후 그들의 커리어에도 큰 변화가 있을 듯. (물론 아주 신인은 아니고, 꽤 괜찮은 메인스트림 팝을 만들고 히트시킨 인물들이다. 업계의 듣보잡이 아니라 성장 중인 인물들이란 얘기.)


달리 말해 이번 싱글 차트 넘버 원은 오로지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성비 좋은(=아직은 저평가된) '로컬'의 신인 작곡/작사가를 발굴해 활용한다'는 측면도 있다. 방탄뿐 아니라 K-POP이란 '장르'가 글로벌 음악 산업에 기여하는 측면이기도 함. 바로 이게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장르적으로도 케이팝의 가장 큰 특징이자 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번 사례는 '케이팝의 싱글 차트 넘버 원'이라는 현상으로서 팝 시장의 표면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글로벌 팝 산업의 내부 구조에 케이팝이 개입하는 방식이기도 해서,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은 그 영향력을 꽤 오랫동안 행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함. 그야말로 '영미권 팝의 뉴 노멀 시대'랄까, 그런 상상을 해본다.



#김 작가 : 케이팝의 승리, 그 이상의 의미

https://www.facebook.com/zakka.kim/posts/3547352341976843 


1. 처음으로 100% 영어 가사로 만들어진 노래다. 핫 100 차트의 주요 집계 근거인 라디오 에어플레이 접근성이 대폭 높아졌다는 얘기다. 라디오가 BTS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략적 선택이었고, 결과가 나왔다.


2. 그동안 BTS의 주요 곡들은 RM을 중심으로 멤버들이 메인 크레디트를 차지했다. '다이너마이트'는 영국 신예 작곡가인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프로듀싱과 메인 작곡을 맡았다. 영어 가사만큼이나 이례적인 일이다.

(수정하기 전, 당연히 유리 스미스의 데이비드 스튜어트일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썼었는데 여러 분의 제보로 동명이인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도 이 노래의 작곡가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듯.( https://www.hitc.com/en-gb/2020/08/24/david-stewart-dynamite-bts/ )


3. 앨범 없이 오직 싱글만 발매했다. 팬덤(아미)의 화력을 모을 수 있는 타깃을 한 점으로 좁혔다는 얘기다. 케이팝 팬덤의 특징인 '스트리밍 총공'이 언젠가부터 국내 팬덤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덤의 키워드가 된 상황에서 '다이너마이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화력을 보여주기 딱 좋다.


4. 이번 주 핫 100 차트에는 카디 비, 드레이크, 위켄드, 해리 스타일스 등 날고 기는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물론 차트 진입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오프라인 음악 시장이 사실상 셧다운 된 상황에서, BTS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주요 기반으로 성장해온 팀이다. 이런 배경에서 코로나 시대, 즉 온라인만 남은 시대의 음악 시장은 BTS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이상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음악 시장의 패러다임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BTS는 영어 가사+팝 프로듀서라는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고, 그들의 기존 인프라(팬덤+SNS를 비롯한 온라인)와의 협공을 통해 결국 숙원이었던 핫 100 1위를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케이팝의 승리일까? 글쎄,  늘 말해왔지만 그 이상의 의미인 것 같다.


#김도헌 :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가 가져 올 패러다임의 변화



  1. <강남 스타일>의 성공은 해외 히트를 고려하지 않은 로컬의 콘텐츠였고, BTS의  빌보드 싱글차트 넘버원은  시스템의 성공이다. 긴 시간 동안 무수한 결과물을 통해 노하우와 작곡 시스템, 현지 팬덤을 축적해 온 케이팝 시장이 이제 마음먹고 글로벌 히트를 겨냥한다면 꿈만 같던 성과도 거머쥘 수 있음을 선언한다


2.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시사한다.

(1) 차트에 대한 인식이 ‘히트곡의 상징’ 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 일반 대중에게는 ‘관심의 척도로 바뀌었다는 점.  (2) 기존 국내 팬덤과 같은 열성적인 BTS 팬덤이 미국에서도 상당수의 거대한 규모로 자리 잡아 빌보드 차트에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 성장했다는 점


3. 케이팝이 해외 트렌드 참조를  넘어 미국 팝 시장의 흐름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다. '다이너마이트'의 디스코는 물론 빌보드 싱글 차트를 장악한 힙합, 80년대 레트로 흐름들을 기초로 하여 이질감 없는 로컬라이징을 목표로 기획을 진행하는 전략이다. 굳이 한국어 가사를 고집할 전략도 필요 없어졌다.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팝스타와의 협업도 더 넓어질 것이다. 케이팝 시스템의 현지 정착도 기대할 만한다.


#나의 관점


개인적으로 BTS가 더욱 대중적인 아티스트로 도약했다기보다는 메인 스트림을 움직일 만큼 팬덤의 파워가 더욱 '벌크업' 되었다고 보는 관점이고요. 산업적 측면에서는 아티스트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시키는 수준이 아닌 KPOP 시스템 자체 (팬 문화 포함)가 메인스트림에 입성한 레벨업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JYP Niziu의 일본 case에서도 확인한 흐름이기도 합니다.



새삼 "팬덤은 위대하다"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됩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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