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과 네임테스트
얘네가 시키는 대로 공유는 잘 안 하지만 타임라인에서 이런 테스트 콘텐츠들을 보면 거의 해보는 편이다. 주로 '너는 이러이러한 사람입니다' 유의 것들이다.
얘네가 겨우 내 이름 하나 갖고 뭘 얼마나 알 것이며, 그것도 사람이 만들어놓은 여러 가지 선택지를 랜덤으로 내키는 대로 그냥 내놓는 것이 분명한 걸 알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원래도 이런 콘텐츠들을 재미있어하긴 했다. 재미 삼아 한 후 맘에 드는 건 '맞는 것'으로 분류하고 맘에 안 드는 간 '틀린 것'으로 폐기하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요즘은 이런 테스트를 더 집착적으로 하게 되는데 그건 아마도 비연애상태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연애를 하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스로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가도, 어찌 저찌 숨기고 있지만 들키면 그 어떤 사람도 좋아할 수가 없는 면만 잔뜩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상대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상대의 말과 행동, 표정은 물론이고 말하지 않은 것, 행동하지 않은 것, 짓지 않은 표정에서까지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유추해보곤 했던 것이다.
연애상태일 때 이렇게 일상적으로 하게 되는 자기평가도, 비연애상태에서는 연봉 협상할 때나 돼야 냉정하리만치 명확한 언어의 형태로 받을 뿐이다.
다른 사람을 통해,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평가라고 유추되는 것을 통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자 하는 게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를 생각해보면 관계를 통해 획득하거나 유추한 자기평가 혹은 자기정의는 어쨌든 그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역할을 하긴 했다.
그러니 당분간은 봉봉이나 네임테스트가 망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