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드득뽀드득

무한마담 일기 #4 - 의도치 않게 녹음된 말소리, 발소리, 눈소리

by Mihyang Eun

유한마담 [有閑madame]

생활 형편이 풍족하여 일은 하지 않고 놀러 다니는 것을 일삼는 부인


무한마담 [無閑madame]

생활 형편이 풍족하지 않지만 일은 하지 않고 놀러 다니는 것을 일삼는 여자




그러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창 구남 공연을 보러 다니던 이맘때, 거의 모든 공연을 아이폰으로 녹음해서 공연이 끝나도 또 듣고 그랬다. (상업적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라이브의 에너지는 언제나 다르고, 조웅 씨와 임병학 씨의 멘트는 언제나 재밌었다.

그런데 이 날은 공연이 끝나고 녹음 버튼 끄는 걸 잊었는지, 공연이 끝나고도 한참 더 녹음되어 있었다.

눈이 많이 왔던 날이었나 보다.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 사이로 들리는 우리 둘의 대화가 어찌나 다정한지.



커피 마시러 여기를 갈까 저기를 갈까 상의하더니 이내 다시 뽀드득 소리가 들리는데, 우리는 어디가 가고 싶어 눈길을 그렇게 걷고 또 걸었는지.

내리막길을 앞두고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내가 친구의 어깨나 팔을 붙들고 조심해서 눈 밟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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