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쓰는 사람들, 투고로 만드는 계간문예지
별로 계획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영향력을 함께 만드는 동료도 제 보기엔 그렇습니다.
그러니 잘 만났죠, 우리.
처음엔 못해도 최소 1년은 하자, 계간지니까 그럼 최소 4권은 만들자,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영향력이라는 이름의 문학잡지 창간호를 만든 게 2016년 2월 22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3개월에 한 번 나와야하는데 많이 늦었죠.)에 2호, 10월에 3호, 2017년 1월에 4호가 나왔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다짐대로 우리는 일 년 동안 4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됐느냐, 이제 5호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버텼다."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책을 만드는 과정 사이엔 버틸 것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없는 살림에 적자를 버텨야 했고, 편집할 때는 밤마다 피곤과 졸음을 버텨야 했고, 전반적으로는 인기없음을 버텨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만드는 과정 전체를 놓고 보면 "버텼다."라는 말보다는 "붙잡았다."라는 말이 훨씬 어울립니다. 놓지 못하고 놓지 않고 붙잡았던 쪽은 오히려 저희였던 겁니다.
영향력은 주로 밤에 일을 합니다. 회사로부터, 육아와 가사로부터 퇴근한 후 일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작가분들도 주로 밤에 깨어있습니다. 저희처럼 낮에 일하거나 공부하고 밤에 글을 쓰는, 전업작가가 아닌, 키친테이블라이터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가들과는 주로 메일로, 보내주신 글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그렇게 얼굴을 모른 채 소통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같이 늦게까지 깨어있으면서 글을 쓰고 서로 영향력을 주고 받는다는 데서 친밀감을 느끼고 동질감을 느끼고, 고맙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책을 만들고, 적자를 보면서도 책을 만드는 저희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가끔 정말 대단하다고 추켜세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것은 어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끌고 가지, 우리가 우리를 끌고 가는 건 아니라는 걸 느낄 때가 많습니다.
다만, 저희가 계속하기 위해서, 작가분들이 계속 쓰기 위해서, 아직은 소수이지만 독자분들이 계속 읽기 위해서, 책을 만들 때마다 경비의 일부를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http://www.tumblbug.com/ktw_5th
영향력을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