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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째날, 아이슬란드 소나무숲에서의 점심

꽃보다 청춘보다 아이슬란드 #36

by Mihyang Eun

드리트빅 - 듀팔론산두르(Dritvik - Djúpalónssandur)에서 나와 슈네펠스네스(Snæfellsnes)까지 둘러보고 나니 얼추 점심시간이 됐다. 기억하기로 아이슬란드에서 먹은 여덟 번의 점심 중 두 번 정도를 제외하면 우린 대부분의 점심을 길 위에서, 차 안에서 먹었다.


이 날은 준비해간 남은 햇반으로 주먹밥을 싸 뒀는데, 어디서 먹을 지는 정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길을 가다가 적당한 시간, 적당한 장소에서 먹을 참이었다. 그런데 이 날은 레이캬비크가 가까워와서 그런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소나무가 잔뜩 있는 작은 공원 같은 곳을 발견할 수 있었고, 우린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이름을 몰라 '이곳'이라고밖에는 부를 수 없는 이곳에는 우리 말고도 한 커플이 더 멈춰 서 있었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아래 사진 오른쪽 끝으로 꼭대기가 새하얀 빙하로 된 산, 슈네펠스요쿨이 보인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이곳은 공원답게 작은 벤치가 있었지만 날씨가 꽤 추워서 우린 결국 여느 때처럼 밥차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어디선가 쟁여둔 바이킹 맥주 컵에 주스도 따라 마셨으니 우리 밥차가 여느 식당 못지않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우연히 들른 곳인데 이곳의 경치 또한 그 어떤 유명 관광지 못지않았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추워서 밥은 밖에서 못 먹었지만 차 한 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며 준비해둔 보온병을 들고 벤치 쪽으로 갔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벤치가 짜잔.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아침에 드립 해서 보온병에 담아둔 커피까지 마셨으니 완벽한 점심이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river


흡연자는 식후땡까지 마쳐야 완벽한 점심.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이 뒤쪽으로 산책로가 보여서 엘과 나는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 봤다. 저 멀리 위쪽으로 건물이 보이고 작은 소나무가 여기저기, 연두색 풀들이 곳곳에 피어 있었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여행 마지막 날이라,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소나무 무리가 새삼 반가웠는데 다른 곳에서도 소나무를 봤던가, 여기서밖에 못 봤던가 모르겠지만, 가까이에서 본 가장 키 큰 나무들로 기억한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사실 아이슬란드에서 이렇게 쨍한 초록색은 좀 낯설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이곳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나절 그냥 자리 펴고 눌러앉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우리는 슈내펠스네스에 들렀다 레이캬비크로 가서 블루라군에도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만큼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somewhere south-west, iceland, 201309


여행 중엔 구글 지도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했는데, 아주 원초적인 방법으로 핸드폰을 고정해서 사용했지만 이용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이런 거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도 따로 내비게이션 필요 없을 것 같다.

투명한 비닐 봉투 하나면 내비게이션 장착 끝


여행을 해 보면 꼭 필요한 것과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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