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이쁜 마음처럼 빛나는...
그날의 기억~
쌍둥이라 쓰고 콤비라 읽는다~
남편한테도 받지 못한 깜짝 이벤트~
밤 잠을 설쳤단다...
함께 와이너리를 가기로 한 날~
30분 거리에 사는 두 딸들이 조르르 왔다~
나는 그냥 점심을 멀리~ 가서 먹자고 하는 줄 알았기에^*^ 그래도 레스토랑이라고 하니까... 화장도 좀 하고 포장도 뜯지 않고 한 구석에 두었던 한국 이마트에서 반짝 세일한다고 해서 사 온 백까지 챙겨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함박웃음을 머금고 집안으로 들어온 딸들은....
"엄마~~~ 열어봐 ^*^" 하며 불쑥 내밀었다.
쇼핑백에서 포장된 상자를 꺼내고... 포장을 뜯으니 또 박스가 나오고... 박스를 여니까... 또 고급스러운 케이스가 있고... 그 뚜껑을 열자~ 내가 눈여겨봤었던 바로 그 반지가 눈부시게 있었다.
감정이 풍부하지 못한 나의 리액션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지나고 보니... 딸들이 실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늘 감정을 숨기고 살아왔던 우리 세대이기에 좋아도 "굿~" 별로여도 "굿~" 그리고 좀 섭섭해도 "굿!~" (글이라서 그렇지 사실 굿~이라는 한 단어에도 여러 감정이 묻어난다.)
너무 좋았는데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세일을 했다곤 해도 비싸지 않았을까? 이 비싼걸 내가 몇 번이나 낀다고? 애들이 힘들지 않았을까?' 뭐 이런 생각들이 스쳐갔던 것 같다.
둘째가 말했다.
"엄마~ 나 어젯밤에 잠을 설쳤어~ 엄마가 얼마나 좋아할까 설레어서~"
그 말에... 그냥 눈물이 핑~ 돌았었다.
주책맞을까 봐... 얼른 화제를 돌렸지만....
그냥 그 맘이 이뻤다~
그냥... 이뻤다.
엄마가 좋아할걸 생각하고 잠까지 설쳤다는 그 맘이...
한마디 대꾸도 없이 지갑을 열었을 그 맘이...
엄마를 생각해서 고르고 또 골랐을 그 순간들이...
딸들의 반지 선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서프라이즈라며 반지를 선물로 내밀곤 했다.
큰딸이 처음 결혼하고 맞은 첫 내 생일에 불쑥 내밀기도 했고...
30주년 결혼 기념이라고 쌍둥이 딸들이 반짝이는 진주반지를 주기도 했고...
남편이 생일이면 목걸이며 반지며 팔지를 사 주기도 했다.
참 이상하게도...
나는 이런 액세서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젠 좀 끼고 다니라고 닦달들을 하며 사서 준다.
내가 좋아하던 않든 간에 그냥 그 맘들이 이쁘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이번 두 딸들의 선물은 새롭다.
이 반지가 제일 비싸서냐고? 아니다.
선물을 어찌 값으로 따질까...
남편은 혼자 가서 사 주는 법은 없었다.
꼭 같이 가서 같이 고르고 끼워보고 걸어보고... 그리고 샀다.
그러다 보니... 그 가격에 놀라고... 집었다가 다시 놓고...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그냥 적당한 가격의 것을 좋다고 우기며 샀다.
그래서일까?
딸들의 선물은 좀 새로웠었다.
어쨌든 내가 열기까지 선물의 정체를 모르니까...
그럼에도 이번 두 딸들의 선물이 더 새롭다고 이렇게 몇 번을 강조하는 것은...
아마도 그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선물을 준비한 딸이 밤잠까지 설쳐가며 더 설레 하는 그 마음...
옆에서 그런 둘째를 "으그... 애는 좀 설레발야~" 놀리듯 면박을 주면서도 자기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 못 하는 셋째의 그 마음을...
나는 다 읽어버렸기에... 눈물이 핑~ 돌도록 고마웠다.
"애구~ 앞으로 몇 년 모든 기념일은 이걸로 퉁칠게~~~" 했다.
(그럼에도 모든 기념일에 나는 여전히 포장을 뜯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이렇게 밖에 내 속을 못 보여주는 내가 참 우습다. 그 저렴한 표현이라니...
그냥~ "딸들~ 고마워... 이렇게 엄마를 생각해 주다니... 너무 이쁘다 ^*^ 덕분에 엄마 손이 호사를 누리는구먼..." 하며 방방 떴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 후에...
나는 두 딸들을 만나는 날이면 고이 모셔놨던 반지를 낀다.
그리고 자연스레 흘러내리지도 않은 머리를 쓸어 올린다...
'딸들... 봤지... 엄마손에 이 빛나는 반지를... 너희는 이 반지에 비할 수 없이 더 반짝이는 자랑스러운 엄마의 딸 들리란다...'라고 속으로 읊조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