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한 찬양
나는 지금 어떤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일정은 영국 런던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수습이다.
스코틀랜드의 포트 패트릭 Portpatrick이라는 작고 아기자기한 어촌 마을에서 하루 머물렀는데 바다와 등대를 보는 순간 한숨을 토해내고 말았다. 역시 나는 바다 곁에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바람처럼 스쳤다. 이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몇 달만 글만 쓰며 살고 싶다는 바람이 언젠가 이루어 질까.
나는 지금 어떤 기로에 서 있다.
보고 싶은 얼굴들과 그리움을 뒤로하고.
그리고 생각한다.
과연, 바쁘게만 사는 것은 좋은 일인가.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 이란 책에서 노동과 여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근로가 미덕이라는 믿음이 현대 사회에 막대한 해를 끼치고 있으며, 행복과 번영에 이르는 길은 조직적으로 일을 줄여가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주 잉글랜드 런던을 시작으로 영국이 낳은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고장 스트래퍼-어펀-에이번, 시인 워즈워스와 동생 도로시가 머문 호수 지역인 윈드미어와 글라스 미어,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포트 패트릭,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간다. 여행이 아니라 순전히 일 때문이었는데, 좋은 기회에 아주 매력적인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가이드 역량을 위한 역사, 문화 공부든. 영어공부든. 이미 인터뷰한 사람책 인터뷰 포스팅이든 뭐든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지난하지만 꾸준히 한다면 분명 뭐라도 되어 있을 거다. 할 일이 많으니 잠을 줄이자. 부지런해지자.
이렇듯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선상에서 이래도 저래도 흠. 도무지 아무런 마음이 따라 주지 않을 때. 내가 부친 편지가 저쪽 세상에 닿았는지 닿지 않았는지 알 수 없을 때. 시간은 무기력한 나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는다. 그저 흘러간다. 무심히 도.
실은 나는 지금 내가 이렇게 바빴다고 하는 투정을 부릴 사람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회복에 관해서.
그런데 오늘 지지리도 글이 써지지 않아서 날 것의 긴 글을 올리는 것을
내일이면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자서 내일모레 일어나는 것이다, 라는 좋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