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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작 Mulgogi May 19. 2022

-04. 더블린 날씨 맑음, 세계 스타벅스 3대 뷰

날씨도 좋은데 블랙락(Black Rock)에서 커피 한 잔 어때?

아일랜드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사계절이 있다고 할 만큼 날씨 변화가 심한 편이다.

마치 한국의 제주도와 비슷하달까.


그 이유는 지도상 아일랜드와 영국 사이에 아이리시해(Irish Sea)가 위치해 있는데, 멕시코의 따뜻한 난류가 북으로 차가운 북극해의 한류는 남으로 내려오다 부딪히는 곳이 바로 아일랜드 앞바다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당분간 내가 카우치서핑으로 신세를 지고 있는, 유학원 매니저 슬씨와 함께 학생 카드를 만들고, 시티  투어 City Tour를 시켜주기로 했다. 시티로 나가기 위해 루아스(Luas)를 기다렸다.


더블린, 날씨는 맑음.

오 개월 만에 더블린에 해가 쨍하고 비췄다.



1) 트램(루아스) 타고 시티 나가기

당분간 카우치 서핑을 하는 슬씨네 집이 위치한 더블린 8에서 루아스를 타면 시티까지 십 분이면 충분하다. 드디어 루아스가 들어오고 마치 '뛰뛰빵빵 모두 비켜나세요. 루아스가 나갑니다.' 하는 것 같다. 처음 타보는 루아스에 드라이버 아저씨 뒤에 앉아 촌스럽게 지나가는 풍경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살던 곳이 아닌 이곳의 모든 게 낯설고 신선했기 때문이다.



오 개월 만에 해가 쨍하게 비추는 더블린에서 보기 드문 날이어서 ㅡ 아마 한국에서 비가 오길 바라면, 늘 비가 내렸듯 이따금 날씨가 내 편이라 생각했듯. 더블린 날씨도 내가 와서 환영해 맞아 주는 게 아닐까, 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한다.


2) 더블린 이층 버스 타고 근교 바다 가기.

날이 좋아 블랙 락 (Black Rock)에 가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이십오 분 정도 달리면 더블린 근교의 바다가 있는 곳이다. 더블린 버스 이층에 오르니 삼월, 봄꽃이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 겨우내 시렸던 나의 마음에도 봄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바다. 한국의 동해 바다만 생각하다 왔더니 물때를 잘못 만났는지. 파도가 철썩거리는 바다가 아닌 평온하기 그지없는 갯벌 같은 바다이다. 하지만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한 오늘 더블린 날씨는 정말 최고다.


3) 전 세계 3대 스타벅스 뷰 : 블랙락(Black Rock)

블랙락에 오면 기차역 옆에 바다가 보이고, 전 세계 3대 스타벅스 뷰를 보장하는 테라스 자리에 앉아 아이스 카페 라테를 마셔야 한다고. 슬씨 말에 의하면 우스갯소리로 "우리 날씨도 좋은데 블랙 락 가서 커피 마시자."는 식의 허세라고 한다.


4) 더블린에서 첫 번째 사람책 읽기

오후 두 시 삼십 오분 블랙락 3대 뷰라는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다. 슬씨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린다. 커피를 마시며 슬씨 커플을 대상으로 즉석 사람책을 읽었다. 그들이 알콩달콩 사귀는 모습이 예뻐 내가 요청한 것이지만. 커플 간에 서로의 행복에 대한 가치관을 들어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좋을 것 같았다. 그들은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역시 어떤 면에서 둘이 커플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해주었고 멋진 친구들이었다. 이제, 아이스라떼와 바다가 보이는 풍경에서 더블린 허세를 부려볼까. 음 그야말로 꿀 맛이다.

5) 다트(기차)를 타고 더블린 시티로 돌아오기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돌아갈 때는 기차를 타기로 한다. 기차역에 그라피티 아트가 멋스럽다. 더블린은 곳곳에서 이런 그라피티 아트를 볼 수 있다.


불법적인 거리 낙서에서 시작된 그라피티 아트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미술운동이자 도시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로웠다.  

6) 저녁은 삼겹살과 뱀파이어주

더블린 시티로 돌아오는 어느덧 해가 졌다. 저녁에는 삼겹살과 뱀파이어주ㅡ 와인과 호가든을 섞어 만든 술인데 색이 피를 연상시켜 붙은 이름ㅡ를 마셨는데 삼겹살도 한국의 삼겹살 못지않고 뱀파이어주 맛도 아주 일품이었다. 몇 년이 지난다 해도 잊을 수 없는 따뜻한 맛과 그 날의 풍경이다.

내일은 먼저 도착한 H와 유럽 첫 장사를 위해 고객과 직거래를 하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회의를 할 예정이다. 당장은 집도 Job도 없지만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현재를 즐기면 된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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