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아니오 사이에 태어난 무수히 많은 소수점들
그때도, 점과 점 사이에서는 내가 태어나고 있었다.
끝내 세상이 사라지면 저 가엾은 점들은 어쩌나
우주마저 휘발되어 버리면
어디로 가서 다시 태어나려나
아니지, 네가 태어나는 곳이 우주가 되려나
아무래도 이런 건 다 핑계지
대답을 달지 못한 질문을 들고 있는, 나의 변명
이름을 붙이지 못한 내 마음에 대한 회피
사라져 가는 세상의 끝자락 즈음에서
겨우 대답만 하고 도망가야겠다.
고개만 슬쩍 들어 마음을 훔쳐보고
이름은 남기지 말아야지.
겨우 나온 대답은 아무도 믿지 않을 거야,
이름을 짓지 않으면 부를 방법이 없으니
결국 사라지겠지
무책임하게 남겨 놓으면 우주보다는 빨리 휘발되겠지.
그런데, 너의 행복을 바라는 나는 어쩌지
남겨 놓고 싶은 진심 하나가 점처럼 찍혀 있으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