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예전처럼 그렇게 대책없이 무너져버리지 말아야지,
다짐에 다짐을 했었다.
두 해를 연달아 이럴 줄은 몰랐는데...
처음 신호가 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Hausarzt(가정의학과 의사)에게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Überweisung(타 과에 환자를 의뢰할 때 써주는 진단서)을 받았고, 한국인 선생님이 있는 상담소에 응급으로 예약을 잡았다.
상담비를 보험에서 커버해 줄 수 있는지 확신이 없어 이리 저리 전화로 알아보다 결국엔 포기하고, 일단 가보자 마음 먹었다. 다행히 첫 상담에서 센스있는 상담사는 내가 잡은 예약을 취소하고, 보험으로 처리 가능한 예약으로 다시 잡는 행정처리를 해 주었고, 바로 한국인 선생님에게 연결해 주었다. 결국 Überweisung은 별 쓸모가 없었지만 그 첫걸음을 떼지 않았다면 결국 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번 우울증일 것이라, 는 추측만 했고, 그에 따른 어떠한 조취도 취해보지 못했었다.
시간이 가서 어느 순간 회복되기를 바라며 버티고 버텼다.
'병원엘 가야지, 운동을 해야지.'
그런 다짐들은 이미 우울에 마음을 내 주고 난 뒤엔 의미 없이 머릿 속을 멤도는 메아리 같은 것들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민첩하게 준비를 했던 것이다.
손도 써 보지 못한 채, 그렇게 당하고만 있진 않을거야.
지난 번 겨울에 남편에게 몇 번 부탁을 했었다.
"나 좀 데리고 나가서 같이 뛰어주면 안 될까?"
운동을 하면 그나마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도무지 달리는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의 절박함은 그에게 닿기에는 너무 작은 소리를 내고 있었을 것이다.
이번엔 달랐다.
지난 해 봄부터 마음이 맞는 몇 가정과 함께 부부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고, 혼복으로 배드민턴을 꾸준히 치고 있는 중이다. 배드민턴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등극했고, 스스로 의지를 잃더라도 정해진 스케줄대로만 따라가면 될 일이었다. 그 옆에 남편이 있다.
우울증 대비 리스트,
심리상담, 운동 체크 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