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문희네 골목. 그 오후의 냄새
문희네 골목, 그 오후의 냄새
문희네 집은 어쩐지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마법 같은 공간이었다.
내가 먼저 문희네 마루에 앉아 있으면,
어느새 창희. 민석, 미향이가
가방을 던지듯 놓고 문희네로 몰려들었다.
그렇게 모이면 우린 술래잡기를 하기도 하고,
돌을 맞춰 손바닥을 탁 치며 ‘딱지치기’ 비슷한 놀이나
다 같이 똑같은 박자로 손을 맞부딪치며 장단 맞추는 놀이를 하기도 했다.
동네 골목 한 귀퉁이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조금 지루해지면, 우린 아무 말 없이 다른 친구 집으로 슬그머니 이사하듯 자리를 옮겼다.
그 집도, 또 그 옆집도 언제든 아이들을 환영해 주는 공간이었다.
문희네 골목도 내 동네처럼
가까운 친척들이 한데 모여 사는 동네였다.
누가 누구의 이모고, 누구의 삼촌인지 굳이 따지지 않아도
늘 반찬을 주고받고, 아이들은 마당을 넘나들었다.
그래서 더 편했고, 더 자유로웠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찾을 때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됐다.
“거기 있니? 밥 먹어!”
그 한마디면, 마치 바람결에 실려 간 듯
우린 각자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문희네 골목은 나에게 작은 사회였다.
관계와 친밀함,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를
나는 몰랐지만 자연스레 배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절, 놀다 지친 오후의 햇살은
항상 문희네 마당에서 마무리되곤 했다.
문희네 엄마가 마당 끝 평상 위에 쟁반을 놓고
감자칩을 볶아주시던 기억도 있다.
우린 바삭한 소리에 맞춰 나누어 먹으며
입가에 기름을 묻히고 낄낄거렸다.
지금은 그런 골목도, 그런 평상도
우리 곁에서 조금씩 사라졌지만,
그 골목 어귀엔 아직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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