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작은 기도, 큰 모험
나는 교회 다니는 게 참 좋았다.
하나님이 계신다는 말은 어릴 땐 너무나도 큰 이야기였지만,
그보다도 내 마음속에서 자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곳에 가면 웃고 떠드는 친구들이 있었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도사님과 선생님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목사님 말씀은 마치
세상 어디에도 없는 비밀을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사랑하라, 용서하라, 감사하라—
어려운 말인 줄 알지만
그게 참 좋았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매일 밤,
하나님께 기도했다.
“행복하게 해 주세요.”
이 단순한 기도한 줄이
어쩐지 내 하루를 바꿔줄 것 같았다.
기도를 마친 후엔
책가방을 메고 골목을 걸었고
저녁이 되면 별을 올려다보며
다시 하나님께 말을 걸었다.
사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지 않았다.
가끔은 더 외로웠고,
슬픈 날도 많았고,
집안의 걱정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교회는 내게 또 다른 세상이었다.
찬송을 부르고,
여름이면 강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겨울이면 양말을 털어내며
함께 떡국을 나눠 먹던 기억들.
그 안엔
하루하루가 모험처럼 느껴졌다.
같은 반 친구라도
교회에서 보면 조금 다르게 보였고,
나는 그 속에서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다.
기도의 응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그저 날 웃게 해주는 순간들이라는 걸
어린 마음에도 느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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