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찬송가를 부를 때면
가장 좋았던 건 찬송가 부르기였다.
어린 마음에도 그 가사 하나하나가
참 따뜻하고 위로가 되었다.
나는 배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힘껏 소리를 냈다.
고운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찬송가를 내내 부르다 보면
어느새 걱정도, 슬픔도,
시시콜콜한 불안들도
잠시 잊혔다.
나는 몰랐다.
그 어린 나이에도 내가
그토록 걱정이 많았다는 걸.
아빠와 엄마가 다투던 밤,
논일하고 돌아오신 엄마의 한숨,
아무 말 없이 방에 앉아계신 아빠의 표정.
그 모든 게
찬송가 속 멜로디에 섞여
잠시 나를 놓아주었다.
‘내주는 강한 성이요’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어느 날은 조용히 눈물이 났다.
내가 왜 우는지도 몰랐다.
그저 그 찬양의 가사 속에서
나를 꼭 안아주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알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은 교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그걸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교회 오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예배가 끝나면 나란히 신발을 신는 모습,
엄마 손잡고 함께 돌아가는 그 길.
나는 혼자 교회를 갔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누가 시킨 적도 없고
허락받은 기억도 없다.
그냥 어느 일요일,
예쁜 옷을 입고 슬그머니 집을 나섰다.
엄마는 말없이 눈으로만 나를 보셨다.
아빠는 신문을 읽고 계셨고.
아무 말도 없었지만
그 말 없음이 허락처럼 느껴져
나는 오늘도 교회로 향한다.
찬송가를 부르며,
세상이 나를 잠시라도 잊어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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