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입김을 불며 닦던 유리창
청소시간은 늘 조금은 버거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싫었던 건 아니다.
당번이 되면 남자 셋, 여자 셋이 짝을 이뤄
하루의 끝자락을 함께했다.
그 시간은 수업보다 더 왁자지껄하고
때로는 수업보다 더 진지했다.
교실 바닥을 쓸고 걸레질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도 터지고 투정도 나왔다.
“야, 네가 민 거기 아직도 물기 남았어.”
“너는 저 창틀 닦아. 거미줄은 네 담당이야!”
그중에서도 가장 난감했던 건 유리창 닦기였다.
유독 부담스러웠다.
하필이면 그 맑고 커다란 창문은
얼룩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바로 보였고
티 하나 없이 닦아야 선생님 검사에서 통과할 수 있었다.
나는 입김을 호-호 불며 유리를 닦았다.
수건을 접어 손에 감고,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그러고는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고개를 기울여가며 얼룩이 없는지 확인했다.
햇살에 비친 내 얼굴이 투명하게 비칠 때까지,
그제야 한숨을 쉬며 "됐어…” 중얼였다.
친구들과 함께 유리를 닦으며 웃기도 하고,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수다를 떨다 보면
어느새 우린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다.
청소는 단순히 교실을 깨끗하게 하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누구는 남몰래 연필을 나눠주고,
누구는 먼지 쌓인 뒤편을 몰래 대신 치워주고,
누구는 조용히 창틀에 앉아 “나 요즘 말이야…”
속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때마다 유리창에 비친 우리 얼굴은
그저 아이가 아니었다.
무언가를 닮아가고 있었고,
어른 흉내도 내고 있었고,
아직은 서툴지만 함께였기에 빛나고 있었다.
청소가 끝나면 선생님이 조용히 다가오셨다.
“잘했네, 오늘 유리 반짝인다.”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갑자기 어깨를 으쓱하며
온 세상을 다 치운 듯한 뿌듯함에 잠겼다.
청소시간은 짧았지만
우리의 우정은 그 시간만큼은
다른 어느 때보다 묵직하고 다정했다.
다섯 명과 함께 쪼그려 앉아
걸레를 짜고, 빗자루를 들고, 입김을 불며 유리를 닦던 그 시절.
그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우리는 참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교실 창문에 다시 입김을 불고 싶어졌다.
그때처럼 말이다.
작은 손바닥 자국이 남아도 괜찮았던,
투명한 우정의 기억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