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내 시를 읽는 날
13화. 내 시를 읽는 날
처음으로 친구들 앞에서
내 시를 낭독하던 날,
나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손에 쥔 종이는 자꾸만 미세하게 흔들렸고,
목소리는 내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연습한 대로,
천천히,
마음을 실어 한 줄 한 줄 읽어나갔다.
“바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오늘 내 마음은 바람 같아…”
조용한 교실,
친구들의 눈이 내게 향해 있었다.
그동안 숱하게 듣기만 했던 낭독 소리.
그걸 지금 내가 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도,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었다.
몇 줄을 읽는 동안,
나는 조금씩 덜 떨렸고,
내 목소리는 어느새 스스로를 찾아가고 있었다.
마지막 문장을 다 읽고 고개를 들었을 땐
작은 정적이 있었고,
이윽고 박수가 일었다.
누구보다 크게 손뼉 쳐준 사람은
다름 아닌 김선태 선생님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막연히 바라던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한 바람이 되었다.
내 글이 누군가의 귀에 닿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들어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건 어린 나에게 참으로 큰 기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