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말 못 한 변화
24화. 말 못 한 변화
김완선 언니처럼 허리를 꺾고 손목을 접는 춤,
이상은 언니처럼 맨발로 뛰며 어깨를 젖히는 율동.
그건 우리가 감당하기엔 조금 성숙한 몸짓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따라 했다.
소리를 지르며 웃었고,
무대 위 누군가인 것처럼 마주 보며 돌았다.
그러다 문득,
어깨끈이 흘러내릴까 슬쩍 당기거나
가슴 앞을 감싸듯 팔짱을 끼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나는 요즘 자주 가슴이 아팠다.
딱히 어디 부딪힌 것도 아닌데
어느 날부터 뼈 안쪽이 뻐근했고,
계단을 뛰어오르면 더 욱신거렸다.
그리고 그날따라 교복 안쪽이 왠지 더 낯설고,
몸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영이와 윤하가 분식집 앞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속닥거릴 때였다.
“너네, 브래지어 해?”
윤하가 물었다.
하영이가 콧김을 훅 뿜더니,
“우리 엄마는 아직 하지 말래.
근데 언니 속옷 훔쳐 입었다가 딱 걸렸잖아.
그냥… 나도 이제 해야 될 것 같아.”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요즘, 그냥... 좀 아파.”
윤하는 내 어깨를 콕 찔렀다.
“나도! 찔리면 아프잖아!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우리는 괜히 낄낄 웃었지만,
그 웃음 안엔 조금의 안도감과 묘한 동질감이 섞여 있었다.
어릴 땐 그냥 친구였는데
이제는 서로의 몸과 마음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그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나는 이제 소녀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가 보다.
몸도 마음도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