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28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언니와 엄마의 첫 방


언니는 아빠의 외갓집 건넌방에서 태어났다.

그 외갓집은 동네에서 제일 큰 기와집이었다.

안채, 사랑채, 건넌방, 마루가 층층이 이어지고

방도 열 개가 넘는 대갓집이었다.


엄마는 그런 집의 ‘새 며느리’가 아니라, 외손주의 아내로 들어섰다.

겉으론 식구였지만,

실은 남보다 더 눈치 보이는 자리였다.


엄마는 말씀하셨다.

“그 집 외사촌들이 스무 명은 됐을 거야.

그 애들 도시락을 내가 매일 새벽에 싸줬다니까.”

기와집 안 부엌에서

엄마는 하루도 편히 서 있은 적이 없었다.

어린 외사촌들의 밥을 챙기고,

바깥어른들 심부름을 하고,

눈치와 고단함 속에서 아이를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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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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