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32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어부지리의 독립”


아빠는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늘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내는 사람.


엄마가 그 큰 기와집을

언니 하나 업고 뛰쳐나왔을 때,

아빠는 말리지 못했다.

사실은 말릴 마음도 없었다고,

훗날 엄마는 조용히 말했었다.


하지만 아빠는,

많이 힘들었단다.


속으로만 삼켰던 억울함이 많았지만

그걸 꺼내지 못했다.

아빠는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아빠의 마음속엔

어느 정도의 기대도 있었다고 했다.


외할아버지가,

그 집안의 어른이

지금까지 자신이 외갓집에서 해온 수고와 충성을

언젠가는 알아주고,

조금쯤은 챙겨줄 줄 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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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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