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38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기억의 골목 38화

딸 셋, 아버지의 웃음


내가 태어난 그 무렵,

아버지는 서울역에서 막일을 하며

가끔씩 집에 내려오셨다.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또 걸어서 한참을 올라야 닿는

언덕 위 초가집이었다.


엄마는 나를 품에 안고도

살짝 멍한 얼굴이었다고 한다.

아들을 기다렸던 만큼

딸이라는 사실에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했다.

힘든 삶 속에

기댈 희망 하나처럼,

그토록 원했던 ‘아들’이 아니었으니.


“또 딸이네...”

엄마는 그렇게 말했지만,

내게 등을 돌리거나 냉정하지는 않으셨다.

슬픔보단 체념에 가까운 한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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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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