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기억의 골목 41화
똥 묻은 손, 웃음 묻은 기억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언니가
안방 문을 열자
그 안엔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기저귀도 제대로 차지 못한 나,
갓 걸음마를 떼지도 못한 막내가
똥을 손바닥으로 덕지덕지 문지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고.
언니는
순간 깜짝 놀라
“엄마 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며
내게 달려왔지만,
나는 똥 묻은 손을 언니에게 들이밀며
함박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그 장면이
언니 기억 속엔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놀람과 웃음과,
그리고 짠한 마음이 한꺼번에 몰려들던 그날.
엄마는
마당에서 고구마 넝쿨을 다듬고 계셨고,
언니는
가방도 내려놓지 못한 채
물동이를 이고 와
나를 씻기고 방을 치우느라
한참을 땀 흘렸단다.
그러면서도
언니는 그 장면을 웃으며 이야기한다.
“순이는 왜 그렇게 순하게 웃었는지 몰라.
얼굴에도 묻혀가며 손바닥으로 쓱쓱 비비고…
나는 기겁하면서도 한참을 웃었어.”
그 웃음은
아마 언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힘든 하루를 위로하던
작은 보상이었을 것이다.
나는 기억도 없고
그저 아기로 살아갔지만
언니는 그렇게
나의 하루를 품고, 닦고, 안고 자랐다.
그때의 방,
그때의 햇살,
그리고 그때의 똥내마저
이제는 시간이 고이고 쌓여
웃음 짓게 만드는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