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57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기억의 골목 57화

학교 대신 들판으로 나간 소녀


엄마는 1943년, 전쟁도 끝나지 않았던 시대에

전남 순천의 작은 읍내에서 태어나셨다.

기와 얹은 널찍한 집과

넓디넓은 논밭이 있었지만

엄마의 기억 속 어린 시절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딸 다섯에 아들 하나.

엄마는 그중 셋째 딸이었다.

외할아버지는 면에서 근무하신 공무원이셨지만

몸을 움직여 농사일을 직접 하시는 분은 아니셨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라자

그 손들을 하나씩 들판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그땐 국민학교라고 불리던 시절.

엄마는 해맑게 교복을 입고

교과서 가방을 메고 등굣길에 나섰다.

학교 앞까지 걸어가는 흙길도,

칠판 가득 써 내려가던 글자들도 좋았단다.


하지만 봄 농사철이 되자

집안 분위기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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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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