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58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기억의 골목 58화

장날의 기억


엄마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은

전남 순천 읍내에서 가까운 한 시골 마을이었다.

멀리 읍내 종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웠지만,

들판이 펼쳐지고 장독대 옆으로 닭이 뛰놀던

정겨운 촌이었다.


엄마는 종종, 장날 이야기를 하셨다.

“그땐 장날이 기다려졌지.

별거 없어도 그냥, 사람이 많고 냄새나는 게 좋았어.”


그 시절 장날은 마을 전체가 설레는 날이었다.

외할머니는 작은 보자기 안에 닳은 동전을 모아

장에 갈 준비를 하셨다.

엄마는 그 곁에 바짝 붙어

손등에 올라오는 햇살을 피하지도 않은 채

그저 따라갈 기대감에 콧노래를 흥얼거렸단다.


장을 가기 위해선 먼 길을 걸어야 했다.

구불구불한 흙길을 따라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 발끝에 먼지가 피었다.

비 오는 날엔 그 길이 진흙탕이 되어

새 고무신이 쑥 빠지기도 했다.


그 길 끝에 도착한 장터는

엄마 눈엔 신세계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기억 속의 장은

비린 생선 내음과 젓갈 향이 진동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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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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