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제72화 —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아버지가 전국 태평소 대회에서 1등을 하신 건
그분 인생에 단 한 번 온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날부터 아버지는 ‘평택농악’의 대표주자가 되었고,
언제부턴가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되셨다.
아침도 아닌 새벽녘에 홀연히 나가시고,
이불 덮은 아이들 얼굴에 살짝 입 맞춘 채
늦은 밤, 술 기운과 먼지를 함께 이고 돌아오셨다.
그분의 하루는 태평소 안에 있었다.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관악기 하나에
세상의 고단함도, 마음속 상처도 담겨 있었으니까.
내가 초등학생이던 어느 겨울,
낯선 얼굴의 어른들이 집에 찾아왔다.
뿔테 안경을 낀 대학 교수님,
리코더 같은 가느다란 악기를 가방에서 꺼낸 사람,
악보를 손에 든 젊은 연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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