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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골목

80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80화. 선물보다 더 큰 선물

이튿날 아침,

집 앞 길가에 먼지가 일자

나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갔다.

멀리서 보이는 두 분의 모습이 서서히 가까워졌다.

할머니와, 그 옆엔 어색한 듯 미소 짓고 계신

할아버지.


아빠의 새아버지,

그러니까 할머니와. 혼례를 하신 분이셨다.


두 손에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밝게 웃으며 마당에 들어서시는 그 모습은

무엇보다 따뜻했다.

우리 가족 모두는 마루에 앉아 그분들을 맞았다.


아빠는

할아버지께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이렇게 먼 길을…”

그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아빠의 눈가가 벌써 촉촉해지고 있었으니까.


할아버지는

“그래, 그래. 잘했어. 사촌들 만났다고 들었어.

참, 참 잘했다.”

하며 아빠의 어깨를 토닥이셨다.


그 순간

나는 낯설게만 느껴졌던 이 할아버지가

우리 가족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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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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