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81화. 보내는 마음, 담는 마음
사촌들이 떠나던 날,
아침부터 엄마는 분주하셨다.
무명 앞치마를 두르고
장독대 옆 평상에 앉아
가지며 고추며, 말린 나물들을
하나하나 헝겊 보자기에 싸셨다.
“아이고, 저게 뭐라고 저렇게 정성을…”
마을 아주머니가 놀라서 말했지만,
엄마는 싱긋 웃으시며
“우린 이런 거라도 줘야지요.
서울 사는 사람들, 저런 맛은 어디서 먹겠어요.”
하시며 묵묵히 손을 움직이셨다.
고구마말랭이,
시래기 묶음,
아빠가 몇 달 전부터 담가두었던 집된장까지.
엄마는 마당 끝 큰 바구니를
세 개나 채우셨다.
점심 무렵,
사촌들이 타고 온 버스가
동네 입구에 다시 섰을 때,
엄마는 장화까지 신으시고
바구니를 이고 지고
마당을 걸어 나가셨다.
아빠는 말없이 엄마의 손을 잡아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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