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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골목

82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82화. 그 가을, 그 마을의 추억

할머니는 아빠의 가족들을 따라

그해 가을, 마을로 오셨다.


서울 장충동에서 살던 그 시절의 기억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

큰할머니, 막내작은할머니, 그리고 작은할아버지까지

현미네 사랑채에서 일주일 동안 함께 지내게 되었다.

작은할아버지는 우리 본채에서 머무셨다.


그 사랑채엔

며느리들이 모여 앉아

시간을 잊고 나누던 이야기꽃이 피었다.

서울살이 이야기, 장터에서 사 온 고기 이야기,

그 옛날, 정전이 잦던 밤 이야기도 나왔다.


"그때 말이야, 마당에 물길이 넘치면

고무신이 떠내려가곤 했어."

막내작은할머니가 깔깔 웃으며 말하면,

큰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 애 키우는 재미가 있었어."

하시며 고운 손으로 바느질을 하셨다.


할머니는 그 수다 한가운데에서

여전히 당당하고 기품 있었다.

장녀로서,

친정집의 힘 있는 맏딸로서

늘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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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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