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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골목

87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87화. 깻잎 향 가득한 기차역 끝의 집

아빠의 동생들은 성이 달랐다.

할머니가 재가를 하신 뒤

아들 둘, 딸 넷을 더 낳으셨다.

새로운 가정,

새로운 성씨.

하지만

아빠는 그들을 늘 “내 동생들”이라 부르셨다.


서울 변두리,

기차역이 보이는 하우스 농장 한편.

그곳이 할머니의 집이었다.


어느 해

우리는 오래간만에

그 집을 찾았다.


처음 보는 광경.

떡 냄새가 골목을 가득 메우고,

하우스 안에선

깻잎이 연초록으로 자라고 있었다.


“이제는 떡집도 하고

깻잎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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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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