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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골목

92화

92화. 엄마라는 사람

엄마는 늘 가족이 최우선이었다.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챙겼고,
늘 뒷바라지에 바빴다.

쉬는 법을 모르는 사람처럼
새벽이면 일어나 밥을 짓고,
저녁이면 깜깜해져서야
몸을 뉘이셨다.

그런 엄마를 보며
어린 나는 가끔 생각했다.

“어찌 저렇게
재미 하나 없이 사는 걸까...”

심지어
안쓰럽기까지 했다.
엄마는 뭘 좋아하는지도,
어디 가고 싶은지도
말한 적이 없었다.


“애들이 잘되면 됐지 뭐”
“이 집 살림만 잘 굴러가면 됐지”
하시며
자기 삶의 중심엔
엄마 자신이 없었다.

**

하지만 지금 와서야 안다.
그렇게 살아낸 삶이
얼마나 단단한 의지와 깊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를.

엄마는
어디에도 이름 남기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속엔
가장 진한 이름으로 남아 있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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