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 너머 저쪽》
제3화. 엄마가 나를 보고 있었다
“미순아,
기다렸어.”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등 뒤에서 들려온 그 목소리가
숨을 붙잡았다.
엄마?
나는 아주 천천히 돌아섰다.
그곳에—
정말 거기,
엄마가 서 있었다.
어떤 꿈에서보다 또렷하게,
어떤 사진보다 생생하게.
나를 바라보는 눈,
입술의 모양,
그 어깨를 감싼 낡은 회색 카디건까지도
너무 익숙했다.
나는 꿈인가 싶었다.
얼굴을 꼬집어봤다.
아팠다.
또 한 번 꼬집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처럼.
내가 아팠을 때,
말없이 물수건을 짜 주던 그 표정으로.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엄마도 미동이 없었다.
“엄마……
엄마 맞아?”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는 아주 작게 웃었다.
"그래.
엄마야."
그 말에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났다는 것조차 몰랐을 만큼,
나는 그냥 서 있었다.
그저—
마음속 엄마가, 지금 내 앞에 있었다.
나는 묻고 싶었다.
여긴 어디냐고,
왜 엄마가 여기 있냐고,
나 지금 죽은 거냐고.
하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눈물만 계속 흘렀다.
그 말보다 앞선 감정이,
가슴에 가득 차올라 있었다.
엄마는 그저 나를 지켜봤다.
손을 내밀지도 않고,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그 시선은,
어릴 적 내가 감기에 걸려 누워 있을 때
조용히 이마를 짚으며
“괜찮아, 금방 나아” 하던
그 엄마의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