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끝내 말하지 못한 말

《궁전 너머 저쪽》


제4화. 끝내 말하지 못한 말

엄마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내 눈에선 여전히 눈물이 흘렀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문득,
그날의 병원 복도를 떠올렸다.

하얀 천장이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던,
의식 없는 엄마가 누워 있던
그 차가운 병실의 공기.



엄마가 쓰러졌을 때
나는 그날도 바빴다.
늘 바빴다.
일이, 약속이, 해야 할 것들이 나를 잡고 있었고
엄마는 그중 하나로,
뒤로 밀려나 있었다.

병실에서 눈을 감고 누워 있는 엄마를
나는 믿지 않았다.
설마, 이대로 돌아가시진 않겠지.

하지만…
엄마는 끝내 눈을 뜨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마지막까지.

나는 엄마의 손을 붙잡고
수십 번이나 불렀다.
엄마, 미안해.
엄마, 제발 한 번만 나 좀 봐줘.

그러나 아무 대답도 없이,
그 조용한 이마와 마른 손만이
내 손안에 남았었다.



나는 지금,
이 낯선 궁전 안에서
그날처럼, 다시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그날 이후로 계속 그게 마음에 남아 있었어.
내가 더 자주 갔어야 했는데,
말을 더 따뜻하게 했어야 했는데…”

나는 끝까지 말하지 못했다.
목이 메었다.
엄마는 조용히 다가와
내 볼에 손을 얹었다.

그 손,
생전에 엄마 손 그대로였다.
거칠고, 따뜻하고,
말없이 다 안아주는 감촉.

“미안해하지 마.
다 알고 있어.”
엄마가 말했다.
“너도 많이 힘들었잖아.”

나는 참지 못하고 엄마 품에 안겼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그 순간을 기다려왔던 걸지도 모른다.
죽고 나서야,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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