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 너머 저쪽》
제2화. 그 목소리는, 나를 불렀다
문은 닫혀 있지 않았다.
나는 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들어가도 될까.
괜찮을까.
돌아오는 길은 있을까.
문 앞에는 벽도 없고,
종도 없고,
들여다볼 유리창도 없었다.
그냥,
들어가야만 안이 보이는 구조였다.
나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문을 밀었다.
조용하게, 무겁게,
문의 경첩은 소리 없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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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
생각보다 너무 조용했다.
그리고 너무 넓었다.
천장은 높았고,
바닥은 은빛도, 회색도 아닌
무채색의 대리석처럼 보였지만
밟을 때마다
‘툭’ 하고 조용히 울렸다.
나는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누구 없나요.
아무도 없나요.
대답은 없었다.
나는 걷고,
또 걸었다.
지나가는 공간들,
기둥, 계단, 마루, 창문,
어딘가 집과 닮은 구석이 있는 궁전.
낯선데
낯설지만은 않은,
기억의 잔재를 더듬는 듯한 걸음이었다.
그러다 문득,
되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조용해서.
너무 이상해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듯해서.
이건 꿈이 아니고,
그렇다고 현실도 아닌 것 같아서.
나는 돌아섰다.
그 순간—
“미순아.”
그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오래전 겨울 아침에 들었던 그 목소리처럼.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심장이 가슴 안에서 한 번 크게 울리고,
숨이 멎은 듯한 고요 속에서
나는 느꼈다.
그 목소리는
내가 잊을 수 없는,
엄마의 목소리였다.
“미순아,
기다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