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한마디, 놓친 마음
3학년 가을,
나는 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취업 준비에 자격증 공부까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그 시절의 나는
온통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땐 사람들을 더 돌아볼 수 있을 거야…’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있었고,
쉬는 시간이면 작은 간식을 건네주며
“이거 먹고 버텨”
하고 웃었다.
나는 그게 당연했다.
선배는 늘 그랬으니까.
거기 있어주는 사람,
말없이 기다려주는 사람,
아무 말 없이도 내 편인 사람.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무렵부터 뭔가가 달라지고 있었다.
늘 하던 그 질문.
“이번 주말엔 몇 시에 어디서 만날까?”
그게 사라졌다.
처음엔 그냥
“선배도 바쁜가 보다”
생각했다.
나도 바빴고,
나도 피곤했으니까.
하지만 이상하게
그 질문 하나 없어진 것만으로도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자꾸 창밖을 보게 되고,
전화가 올까
가방 속 핸드폰을 몇 번씩 꺼내게 됐다.
그제야 느꼈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이상함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불안이 커지는 만큼
애써 괜찮은 척해야 했던 나날들.
선배는 여전히 웃었고,
여전히 내 자리 옆에 앉았고,
여전히 다정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걸
끝끝내 모른 척했다.
사랑이란 감정은
사라질 때조차
참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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