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26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사람들은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건 그냥 오래된 감정일 뿐이야.”
그랬을까?
시간이 약이었을까?
사실 나도 안다.
그 사람과의 마음은
이젠 더 이상 ‘남녀 사이의 감정’이 아니었다는 걸.
그저,
내 삶의 어느 시절을 함께했던 소중한 동행이었다는 걸.
선배는 나를 지나왔고,
나 역시 선배를 지나온 셈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내가 받은 사랑은 너무도 컸다.
그건 누군가의 헌신이나 관심과는 다른,
말 없는 기다림,
조건 없는 배려,
그리고 나를 위해 준비된 인생의 발판 같은 것들이었다.
내가 그것을 다 알아차리기엔
너무 바빴고,
너무 어렸다.
그래서였을까.
누군가가 나를 향해 진심을 다해 다가와도,
나는 죄스러워서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무리 예쁜 꽃을 줘도,
아무리 매일 아침 커피를 내 자리에 올려놔도,
아무리 말로, 행동으로,
헌신적인 표현을 해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누군가의 ‘좋아함’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보다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늘 선배였다.
그에게서 받았던 무언의 배려,
나를 향해 기울였던 시간,
그리고 그가 포기했던 말들.
“사랑이란 게…
때로는 상대방을 위해 멈추는 거구나”
그가 그랬다.
그 기억은
다른 어떤 로맨틱한 고백보다
더 깊이 나를 흔들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마음 앞에서
쉽게 웃지 못했고
그 어떤 감정도 함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시절을 함께한 그 사람의 선함이
내 마음속에 기준이 되어버렸기에.
그리고 그 선함 앞에서
나는 늘 조심스러워지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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