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마루 끝 단편추리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장르: 단편 추리 /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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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번호… 아까 전화 온 사람이랑 같아.”
막내가 내민 휴대폰 화면에는
‘비공개 발신’으로 찍힌 통화기록 두 개가 남아 있었다.
시간은 오전 6시 42분과 6시 58분.
모두 스튜디오 문을 열기 10분 전이었다.

“왜 전화했대?”

“받았을 땐 아무 말 없었어. 근데 두 번째 전화 끝나고 문 앞에… 이게 있었어.”

그가 내민 건 작은 상자였다.
하얀 종이 상자에
검은 리본 하나만 묶여 있었다.

“열어봐도 돼?”

나는 손끝으로 조심스레 리본을 풀고 뚜껑을 열었다.

그 안엔 사진 두 장,
그리고 귀걸이 한 쌍이 들어 있었다.


사진 한 장은
지난번 그 여성이 스튜디오 정면에서 찍힌 모습이었다.
그녀는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
왼손으로 무언가를 감싸 쥐고 있었다.

다른 한 장은
우리 주차장 새시문 앞에 놓인 수박 두 통.
사진 구도 상, 분명 이틀 전 늦은 밤의 상황이었다.

그 밤엔 아무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온 것이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 귀걸이 기억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 속 그녀의 귀에 달려 있던 바로 그 모양.
첫 번째 편지 뒤에 그려졌던 도형과 완벽히 같았다.
얇은 삼각형 테두리 안에
작게 박힌 붉은 스톤 하나.

“근데 이상한 건 이거야.”

막내는 귀걸이 뒤를 가리켰다.
작은 바코드가 붙어 있었고,
그 아래 연필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 “L7-차광장-04”



“이거… 뭔가의 위치 코드 아냐?”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우린 즉시 새시문 옆 ‘창고 겸 주차장’을 살폈다.
‘차광장’이라면
혹시나 해서 덮개형 철제 선반 아래쪽을 살펴보던 막내가
작은 금속 상자를 발견했다.

덮개를 열자,
안에는 메모리 카드 한 장과
다 쓴 필름 세 통이 들어 있었다.


“이거… 그 여자가 두고 간 건가요?”

뒤늦게 2층 주인 언니가 내려왔다.
그녀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 멈칫했다.

“왜 그래요?”

“… 어젯밤,
누가 주차장 새시문을 여는 소리를 들었어요.”

“몇 시예요?”

“새벽 3시쯤.
창밖으로 내다봤는데,
검은 모자 쓴 여자가 주차장 벽에 기대 서 있었어요.
그리고… 저랑 눈이 마주쳤죠.”

“확실해요?”

“응. 분명… 그녀였어요.
그 여자가, 사진 속 그 여자가… 다시 돌아온 거예요.”


막내는 메모리 카드를 재빨리 PC에 연결했다.
그 안에는 짧은 동영상 파일 하나가 들어 있었다.

영상은 스튜디오 구석 어딘가에서 촬영된 듯했고,
그 여자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었다.

> “…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해요.
이젠 더는 안전하지 않으니까.
누군가… 찾고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
카메라가 살짝 흔들리며
바닥을 향하는데,
그곳엔 편지 한 장이 접힌 채로 놓여 있었다.

그 장면은 끊겼다.


나는 메모리카드를 꺼내
서랍 안에 조심히 넣었다.

그녀가 남긴 말.
“이젠 더는 안전하지 않다.”

그건 누구에게 한 말이었을까.
그리고 지금 이 영상은,
누구에게 남긴 경고일까.


며칠 뒤.
스튜디오에 예약이 하나 들어왔다.
단독 촬영,
촬영 시간은 오후 3시.

이상한 건…
신청자 이름이 없다는 거였다.

막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쩌면… 그녀일 수도 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녀는 메시지를 남기고 갔을 뿐이야.
이번엔…
그녀를 찾는 쪽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그리고 그날 오후,
스튜디오 입구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손에는…
사진 한 장이 들려 있었다.

그 사진은 우리가 며칠 전 발견한
수박 사진과 정확히 같았다.

“이 사진,
당신들이 찍은 거죠?”

나는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이제,
다음 단서의 문이 열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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