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끝 단편추리
〈2화: 누구의 흔적, 주차공간은 단 하나〉
우리 집은 5층짜리 작은 건물이다.
세입자 6 가구, 그리고 2층에는 주인 언니가 산다.
총 7 가구.
이 건물엔 단 하나의 실내 주차공간이 있다.
작은 창고를 개조한 곳이라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도 번거롭고,
차를 댄 후엔 새시문을 꼭 닫아야 한다.
나는 매달 주차비를 따로 내고,
그 공간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 다른 사람의 흔적이 있을 이유는 없었다.
그날,
늦은 밤 마트를 다녀오고 주차를 하려는데
새시 손잡이에 얇고 길게 기름 묻은 손자국이 보였다.
처음엔 내가 실수한 건가 싶었지만
그 자국은 내 손 크기보다 훨씬 컸고,
기름 냄새가 아직 선명했다.
새시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지만,
문 앞 콘크리트 바닥에 작은 흙 발자국 두 개가
희미하게 찍혀 있었다.
누가 들어왔던 걸까?
왜?
그리고 언제?
잠시 숨을 멈추고
주차장 천장을 올려다봤다.
예전부터 형광등 바로 아래에는
누군가 설치한 듯한 작은 구멍 하나가 있었다.
감시용 카메라였을까, 아니면
환풍구일까?
며칠 뒤,
퇴근하고 돌아와 차문을 여는데
조수석 바닥에
흙먼지로 문질러진 지문 하나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동승자가 없었던 날이었다.
청소도 최근에 했던 기억이 난다.
기분이 이상했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도어록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차 내부에 누군가 머문 흔적은 부인할 수 없었다.
나는 2층 주인 언니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언니, 혹시 주차장에 누가 들어간 적 있는지 아세요?”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른 사람은 열쇠도 없고, 새시문은 밖에선 못 열잖아?”
그 말이 더 이상했다.
그럼 어떻게 들어왔다는 거지?
그날 밤,
문득 내 휴대폰 갤러리를 뒤적이다
며칠 전 찍어둔 사진 한 장에서
내 차 유리에 비친 어슴푸레한 형체 하나를 발견했다.
창고문 옆,
형광등 바로 아래에서
누군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 흔적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기름 자국.
흙 발자국.
차 안의 지문.
그리고
그 그림자 같은 형체.
내가 알고 있던
‘단 하나의 주차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오래전부터 열린 출입구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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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서
그 형체가 ‘관찰자’인지 ‘기억 속 인물’인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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